비만 11가지 암 발병 위험 크게 증가

[시사매거진 232호=신혜영 기자]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를 떠날 생각에 마음이 들뜨지만 막상 떠나자니 한 가지 고민에 빠진다. 날씬하게 바캉스룩을 뽐내고 싶지만 그동안 내내 축적된 살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할 생각에 휴가를 떠나기 전 깊은 한숨부터 쉬게 된다. 날씬한 몸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비만 관리가 마음먹기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살이 쪄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면 “이 살들을 어떻게 빼지?”라고 고민하고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다.

복부 비만인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이 정상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진다. 이런 대사질환은 각종 성인병과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정상 체중이라고 해도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내장형복부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크므로 꾸준한 뱃살 관리는 필수다. [사진출처_뉴시스]

최근 우리나라는 고열량 식생활과 안락한 생활방식으로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살찌는 것에 예민하다. 비만은 외모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줄뿐만 아니라 육중한 체중 때문에 건강을 위협받고 대인관계에도 위축되는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초대사량을 뺀 1,300㎈를 소모하라

비만이란 과다한 체지방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남자는 체지방이 체중의 25%, 여자는 30% 이상일 때, 임상적으론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30.1일 경우로 정의된다.

비만은 지나친 열량섭취, 내분비의 장애, 운동부족, 유전적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체지방 축적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루 동안 필요로 하는 열량은 남자는 2,500㎈, 여자는 2,000㎈로 이중에서 일상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서 움직이는데 드는 칼로리는 대략 1000㎈정도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지는 칼로리 즉, 기초대사량을 빼면 대략 남는 칼로리는 1,300㎈정도. 이 칼로리를 소모하지 못하면 그대로 몸속에 지방이라는 형태로 저장하게 되어 체중이 점점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비만도 지수를 평가하는 임상적인 방법에는 이상체중법(Modified Broca's method)으로 [신장(㎝)-100]×0.9를 이상체중으로 계산하여 현재체중을 백분율화시키는 방법이다. 비만도= (실측체중-표준체중)/표준체중×100%로 계산한다.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이다. BMI는 체지방과 관련이 되며 상대적으로 신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체질량지수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정상은 BMI=20.1∼25이며 과체중은 BMI가 25∼29.9로 정의된다. 비만은 BMI가 30 이상인 것이며, BMI가 40.1보다 클 때를 고도비만이라고 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도 비만을 넘어서는 인구는 2012~2013년 기준 77만 1000명으로 2006~2007년에 비해 약 2배로 늘었다. 또 국내 비만 인구는 2002년 2.5%에서 2013년 4.2%로 증가한데 이어 2025년 5.9%에 이르러 국내성인 2명 중 1명이 비만 환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비만 유병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몸은 낮에 먹는 음식은 소비 하는데 쓰고 밤에 먹는 음식은 저장 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밤에 먹는 음식은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진출처_뉴시스]

비만 원인 다양, 똑같이 살찌지는 않아

A와 B가 있다. 한 달간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했지만 A는 살이 찌고 B는 살이 찌지 않았다. 왜 그럴까. 비만의 원인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에너지 대사의 이상 등이 있다.

유전적 요인의 경우 부모 한쪽이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40%이며, 부모 양쪽이 다 비만일 경우에는 50~70%에 달한다. 그 만큼 비만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이 크며 유전적으로 기초대사가 낮은 것도 비만자의 특징이다. 유전에 의한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 하는 것에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것의 혼합형으로 살을 빼기가 쉽지 않다.

또한 체내의 소화기능이 저해돼 지방과 수분이 정체되거나 혹은 기혈 순환이 되지 않아 몸 안의 노폐물인 담음, 어혈, 식적 등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식사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한다. 비만의 원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과식으로 비만한 부모와 동거하는 자식들은 과식을 하거나 급하게 식사하는 습관을 보고 배우기 쉽다. 때문에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들도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선천적으로 체내의 지방을 분해하는 능력이 월등한 사람이라고 해도 섭취량에 비해 칼로리의 소비가 적다면 남는 칼로리가 체내에 축적되어 비만이 된다. 특히 비만한 성인이 체중을 줄이면 지방세포의 크기는 줄어들지만 지방세포수는 감소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비만증이 있던 사람이 체중을 감소시킨 후 또다시 에너지 소비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비만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우리 몸은 낮에 먹는 음식은 소비 하는데 쓰고 밤에 먹는 음식은 저장 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밤에 먹는 음식은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누구나 다 똑같이 살이 찌지는 않는다. 때문에 비만을 치료학 위해서는 자신의 비만의 원인이 뭔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21세기 신종 전염병

비만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때문에 현대와 와서 비만은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할 만큼 심각한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체질량지수가 29~30㎏/㎡ 이상이면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해 질병으로 분류했다. 질병관리본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비만 유병률은 33.2%로 5년 전보다 2.3% 증가했으며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비만자체 보다는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심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비만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우리가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비만으로 인한 질병에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중풍), 심장질환,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등과 같이 혈관에 기름기가 축적되어 발생하는 합병증이 가장 많고 이외에도 관절염, 통풍 호흡기장애, 불임, 월경불순 등이 있다.

비만은 혈관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증과 같은 심장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인슐린 분비 이상을 초래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할뿐만 아니라 혈압에도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10% 증가하면 남성의 경우 혈압이 평균 6.6㎜Hg 상승되며 정상 체중에 비해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인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이 정상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진다. 이런 대사질환은 각종 성인병과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정상 체중이라고 해도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내장형복부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크므로 꾸준한 뱃살 관리는 필수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합병증의 전단계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는 “비만은 그 자체보다 다른 질환을 동반한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질병”이라며 “당뇨·고혈압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과체중(BMI 23 이상)의 경우에는 체중 조절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무거운 체중으로 인한 관절의 부담으로 퇴행성관절염이 오고, 지방이 대사하면 생기는 요산이라는 찌꺼기가 관절에 축적되어 통풍이라는 관절통을 유발한다. 실제로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폰테인 박사가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노인들의 관절염 위험은 저체중인 경우 12% 정도지만 비만인 경우 6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몸무게가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4∼7배가량 높아진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운동량이 감소하고 이는 곧 비만으로 이어진다.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점점 더 운동량이 줄다보면 비만이 더 심해진다. 운동량이 거의 없는 비만 환자의 경우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지고 자세가 나빠지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실제로 디스크 환자 중 59%가량이 비만이라는 보고도 있다.

비만의 원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과식으로 비만한 부모와 동거하는 자식들은 과식을 하거나 급하게 식사하는 습관을 보고 배우기 쉽다. 때문에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들도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지난 5월 22일 서울 광진구 장안초등학교에서 열린 건강한 학교만들기 청소년 이동 건강체험·홍보관 '영양·비만관'에 참가한 학생이 비만조끼를 입고 가상비만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_뉴시스]

11가지 암 발병 위험 증가

최근 비만은 11가지 암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만과 암 36종의 연관성을 조사한 204개의 메타-분석을 검토한 결과, 식도선암, 남성의 대장암, 남성의 직장암, 담낭암 등 담도계 암, 췌장암, 신장암, 자궁체암, 호르몬 대체요법 경력이 없는 폐경 여성의 유방암, 난소암, 다발성 골수종, 위분문부암으로 11가지다. 특히 비만은 소화 장기의 암 및 여성의 호르몬 관련 암과 가장 연관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의 경우 체중이 약 5㎏ 늘어날 때마다 담도암 발생 위험이 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허리 대 엉덩이 비율이 0.1포인트 증가할수록 자궁내막암 위험이 21%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은 모든 암과 14~20%정도 관련된다. 비만은 암의 조기 발견이나 암의 재발 포착, 화학요법 등을 어렵게 만든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미국 암학회의 유제니어 칼레 박사는 비만이 암보다 장병,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절박하게 보이는 것은 암이 속성상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암의 종류에 따라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비만은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암, 췌장암, 담낭암, 간암, 위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궁내막암의 경우 과체중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2배, 비만여성은 3.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인 사람은 또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신장암과 식도암 위험이 3배 높다. 과체중-비만은 남자의 경우 대장암 위험을 0.5~2배 증가시킨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성은 남성보다 20~50%가 더 높다. 비만과 유방암 관계는 폐경여성에게만 해당되며 과체중과 비만 여성이 각각 30% 와 50%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칼레 박사는 지방세포가 암 발생에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단백질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심장병 뿐 아니라 암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방세포는 유방암을 촉진하는 에스트로겐을 만들고 살이 찐 사람은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는 현상인 위-식도역류 위험이 높아 식도암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 칼레 박사의 지적이다.

 

비만 해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
‘미용’이 아닌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

날씬한 몸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나이 들어 나오는 배는 인격이라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비만 관리가 마음먹기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이 상식이 된 지금 이제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생활을 위한다면 뱃살관리는 필수 과제이다. 무심코 지나치다보면 어느 순간 살이 쪄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면 “이 살들을 어떻게 빼지?”라고 고민하고 다이어트를 마음먹지만 그것마저 쉽게 되지 않는다.

대개 비만 치료를 할 때 실제 가능한 목표를 3~6개월 동안 초기 체중의 5~15% 감량으로 정한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5~10%의 감량 하면 동반 질환을 완화할 수 있고, 급격한 체중 감량에 비해 요요현상도 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 치료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수정요법, 약물요법 등이 있으며 심혈관질환의 경우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한데 특히 비만과 운동부족, 흡연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치료를 시작한다면 폭식증이나 신경성 거식증 등과 같은 섭식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자신의 왜곡된 인식으로 무분별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 더욱 심한 좌절감에 빠지게 되고 심하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다. 특히 비만으로 오는 열등감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하는 한편, 대인 기피증 같은 정신질환도 가져온다. 체중이 증가하면 남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해지면 사람들을 기피하고 혼자만 지내려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의 목적은 비만으로 발생하는 고지혈증이나 당뇨, 고요산증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함은 물론, 비만으로 인한 심리적 열등감이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비만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제 살과의 전쟁을 ‘미용’ 개념에서가 아니라‘ 건강’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비만과 몸매 관리는 구별되어야 한다.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누리게 하는 열쇠인 만큼 비만치료는 꼭 해야 한다. 무심코 지나쳐 버린 내 몸, 이제부터라도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올 여름, 비만에서 탈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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