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 세계적인 패션 디렉터 닉우스터. 그는 미국 남부 캔사스 시골 출신이다. 우스터는 한국에서는 간지 할배라고 통한다.

우스터 본인은 모델도 아니고 패션디자이너도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여러 패션 브랜드 업체에서 브랜드 전략과 판매에 관한 일을 해 왔다. 패션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거나 봤을법한 외국의 옷 잘 입는 꽃중년, 꽃할배 ‘닉 우스터’. 그는 환갑이 넘은 나이와 168㎝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포스와 카리스마로 남자들의 로망이자 워너비다.
 
닉 우스터(Wooster)는 최근 몇 년간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SNS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컬트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재 우스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0만 명에 달한다. 컬렉션에서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그는 JC Penny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랄프로렌의 패션디렉터 그리고 톰브라운의 어드바이저다. 그는 한국의 패션브랜드, 남성화장품 광고모델로도 활약하며 한국에서도 명성이 높다.
 
LF의 이탈리안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IL CORSO)’는 최근 닉 우스터와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로 ‘닉 우스터 캡슐컬렉션’을 선보였다. 캡슐컬렉션이란 제품 수를 줄여 작은 규모로 자주 발표하는 컬렉션을 의미한다.
 
닉우스터의 활약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영향은 GG세대의 새로운 시장을 예고하고 있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는 판타지를 그린 영화 ‘수상한 그녀’를 통해 황혼을 맞이한 이들의 감성과 존재에 대해 재조명시키기도 했다.
 
패션계는 육신의 노화에 엄격하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시쳇말에서도 알 수 있듯 싱싱한 얼굴과 몸은 패션의 처음이자 끝이다. 그러나 구매력 있는 노년층 여성들이 패션계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멋진 할머니들을 모델로 기용했다는 것이다. 일견 명쾌해 보이지만 찜찜하다.일부러 타깃 연령층을 낮춰 부르는 것은 패션 브랜드들의 오랜 관행이다. 고객의 실제 연령대가 70대라면 40~50대를 위한 옷이라고 광고하고, 고객들은 옷과 함께 젊은 패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기분을 소비한다. 일부 브랜드가 77사이즈 옷을 66사이즈로 표기해 기분 좋은 착각을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그러니 할머니 모델 열풍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겠다.
 
뉴욕의 멋쟁이 할머니들을 촬영하는 패션 블로거 아리 세스 코헨은 ‘늙음 마케팅’이 오히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고 말한다. 백발과 검버섯, 쭈글쭈글한 피부는 감춰야 할 오점이 아니라 ‘조금 다른 재료’다. 이들은 지점토를 앞에 둔 예술가처럼 노화한 육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때로는 완전히 무시한 채 오로지 자신의 기분을 고양하기 위해 옷을 입는다. 그들은 한결 같이 더 이상 늙는 게 두렵지 않다고 한다.
 
디자인은 젊어지고 트렌트는 빠르게 변하는 패션계가 요즘 주요 타깃이었던 20~30대 소비층이 아닌 중년, 혹은 그 이상의 노년층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유는 그들의 여유로운 경제력 덕분에 매출의 통계가 하루가 다르게 뒤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대한 세대의 약자로 GG세대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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