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물건들의 사소한 역사 '물건의 탄생'

 

   
▲ 저자 앤디 워너 | 출판사 푸른지식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물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TV, 사물인터넷(IoT) 등 높은 과학 기술이 바탕이 된 물건들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한편 칫솔, 샴푸, 옷핀, 진공청소기, 이쑤시개, 쓰레기통, 신발, 연필, 볼펜 같은 일상용품들은 늘 우리 곁에 존재했던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렇다는 이 물건들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 책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들의 탄생 이야기에 주목했다. 평범한 물건에도 때론 놀랍고 때론 복잡한 역사가 숨어 있다. 작가는 작은 물건들이 지닌 사연들을 재기발랄한 일러스트와 대사로 풀어냈다.
 
진공청소기는 1901년 영국인 발명가 휴버트 부스가 발명했다. 그전까지 청소란 먼지를 털어 내거나 바람에 날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먼지를 빨아들인다는 생각의 전환은 아주 획기적이었다. 최초의 진공청소기는 말이 끄는 수레에 매달아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였다. 당시 영국 상류층 귀부인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구경거리로 마차가 청소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티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물건들의 탄생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등장한다. 발명가들의 배경과 이력은 각양각색이다. 종이 커피필터를 발명한 이는 독일의 가정주부였다. 효율적인 구두 제조 기계를 개발해 사치품이었던 구두를 대중화한 이는 19세기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에서 활동한 흑인이다. 19세기에 불과 열두 살의 나이에 종이봉투를 발명한 여성 마거릿 나이트는 비슷한 시기에 종이봉투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다른 남성과 오랜 기간 소송한 끝에 최초의 발명가임을 인정받았는데, 이 승리로 특허소송에서 이긴 미국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나폴레옹은 말갈기로 만든 칫솔을 썼다”
이 책은 물건들의 탄생 과정뿐만 아니라 물건들에 관한 크고 작은 사실들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칫솔모는 지금은 나일론으로 만들어지지만 1930년대까지만 해도 동물의 털이 사용되었다. 주로 멧돼지털과 오소리털이 칫솔모로 쓰였는데, 나폴레옹은 특별히 말갈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최초의 가로등은 지금의 가로등보다 200배나 밝아 의료 전문가들은 안질환과 신경쇠약, 심지어 주근깨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록에 따르면,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가로등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 거위들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철사 클립이 노르웨이 국민의 자긍심의 상징이 된 경위, 영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 목재와 흑연을 아끼기 위해 연필깎이 사용을 금지한 일,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짧은 연필을 좋아해서 연필 공장에서 에디슨을 위한 짧은 연필을 특별히 생산했다는 사실 등 새롭고 재미난 사실들이 이 책에 많이 담겨 있다. 재미와 웃음으로 가득한 이 책은 우리 주변의 물건들을 결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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