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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읽는 한반도 역사와 문화 기행대한민국 최고의 명당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7.07.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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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이규원 | 출판사 글로세움

사람이 살아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죽어 묻혀서 후손들이 잘 될 명당자리만 있다면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여기다 금상첨화로 호의호식하며 무병장수하고 자식들까지 출세해서 승승장구한다면 온갖 재산과 가진 것 다 내놓아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꿈이 내가 사는 집, 죽어 누울 한 평의 땅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 명당을 찾기 위해 세상은 요동치고 말 것이다. 풍수는 이 같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에서 비롯된다.
 
사기, 미신쯤으로 치부되던 풍수가 어느덧 풍수 열풍으로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버렸다. 풍수, 명당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왕릉 터를 잡는 풍수지관이 따로 있었고 대기업은 물론 관공서 신축에도 명당을 가리고, 풍수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풍수가 알려진지 오래다. 미국의 뉴욕 타임즈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취임을 앞둔 200612월 그의 생가 터와 풍수를 연관 지어 르포기사를 연재했고, 홍콩에서는 중국은행과 상하이은행 간에 사옥 신축을 둘러싼 법정 싸움이 있었다. 서로 풍수환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사생결단하는 이른바 홍콩판 풍수대전쟁이 일어났던 것이다. 수년 전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를 때 중국 풍수대가의 권고로 집무실 배치와 실내 장식을 바꾼 후 진정하게 되었다는 보도가 화제가 됐던 적도 있다.
 
요즘은 묘터, 주택을 고르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풍수다, 돈을 부르는 풍수다, 건강해지는 풍수 비결이다 하여 풍수 관련 고서를 직역해 놓은 책부터 풍수 원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적용하는 책까지 출간된 책만 수십 종이 넘는다. 더 이상 풍수가 고리타분한 옛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학문인 까닭이다.
 
명당은 살아있다는 풍수입문 40, 종교전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전국 풍수 대가 50여 명과 4년에 걸친 명당 답산 끝에 내놓은 역작이다. 이 책에는 신라 말부터 2000년대까지 나라를 세운 왕부터, 백성을 살핀 재상 및 문·무신 관료들, 근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 국부國富들의 묘터와 생가터, 그리고 사찰과 종교 성지 등 전국 53곳의 명당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명당 이야기로 물꼬를 트고 있지만 터와 인물의 내력을 풀어가다 보면 당시의 시대상, 인문학적 정보와 사건, 향토문화까지 자연스레 언급이 된다. 명당을 본다 해서 물형과 지형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시대상과 문화를 바로 알아야 올바른 명당 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랑방 풍수’ 10년보다 1년 산공부한 풍수가 낫다고 한다. 내로라는 풍수들과 수년을 동행취재하며 겪은 현장 경험과 각 풍수지관마다 비장해 오던 내공들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당은 살아있다는 이 모든 것들을 응축시켜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명당은 살아있다에는 천년 명당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다. 물형과 지형이 풍수 법수에 딱 맞아떨어져 누가 보아도 명당이라 할 만한 터가 있는가 하면 법수에는 맞지 않으나 지금껏 명당으로 천년 영화를 지탱해 주는 터도 있다. 명당이라도 명당을 알아보는 이가 있어야 하며 명당에 걸맞은 인물의 덕행이 더해져야 한다. 이것이 풍수가 일반 사기, 미신과 다른 점이다. 책 속에 언급된 명당 중, 혹은 책에 언급되지 않은 명당이라도 진정 어디가 명당이고 아닌지, 그 판단은 책을 읽은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본문 중의 한 구절이다. ‘명당인 줄 알고 써도 아닌 법이고, 모르고 써도 명당이라 했으며, 들판의 빈집도 주인이 있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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