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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생활을 유지해야 할 나른한 봄, 견디기 힘든 춘곤증 대처법
회색 아스팔트만 가득했던 우리의 터전에 새싹 가득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 왔다. 매년 따뜻한 봄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춘곤증’도 우리를 찾았다. 나른함과 피곤함으로 가득한 우리의 신체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잠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잠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할 때다. 겨울 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펴고 따뜻한 봄날에 적응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들을 모색해보자.
많고 많은 봄철질환 중에서도 딱히 복용할 약도 없다는 춘곤증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의학적 측면에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맞은 생체 리듬이 혼동하는 봄철 피로 증후근이라 볼 수 있다.
일조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는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우리 신체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겨울보다 날씨가 따뜻해져 외출이 잦아지는 봄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의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도 증가된다. 이를 보충을 못할 경우 정신적·육체적으로 피곤이 밀려와 활기찬 생활이 어려워지는 춘곤증 신호를 받게 된다.
이런 증세가 바로 ‘춘곤증’
겨울철 긴장했던 근육·혈관·심장 등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봄이 오면 특별한 몸의 움직임을 주지 않아도 에너지 소비는 많아진다. 이때 피부는 급격히 증가한 아드레날린, 인슐린,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로 인한 온도 상승이 오면서 피로감, 졸음 외에도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이런 증상의 춘곤증은 남성보다 복잡한 호르몬의 조절체계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 심하게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갱년기 증상과 비슷하게 갑자기 식욕과 기운이 떨어지고 가슴이 뛰며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등의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따라 불면증과 손 발 저림, 두통, 눈의 피로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운동 부족, 만성피로, 저혈압, 빈혈의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춘곤증 증세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소화기능이 저하된 사람과 몸이 냉한 체질,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외부환경에 대한 신체 적응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춘곤증에 노출되기 쉽다. 이 같은 증세들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닌 계절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1주에서 3주 안에 적절한 휴식과 알맞은 영양섭취를 취하면 쉽게 해결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춘곤증이란 잠깐 스쳐가는 계절의 변화일 뿐이다. 하지만 한달 넘도록 증세가 지속된다면 만성신체질환을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피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주로 피로를 느끼는 환자의 약 30%는 단순한 춘곤증이 아닌 만성신체질환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이다. 자신의 건강만 믿지 말고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만성신체질환에는 간염, 결핵, 당뇨병, 갑상선질환, 심장질환, 천식, 빈혈, 신부전, 수면장애, 악성종양 등이 포함된다. 특히 오후에 피로감이 더 심해지면 간 질환,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면 당뇨를 의심해 보자. 성인은 결핵이 폐결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피로를 느낄 때 옆구리가 결리면서 기침·가래가 동반 된다면 결핵을 의심해야한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복병인 우울증 또한 신체증상에 이어지는 정신질환이라 하겠다. 우울증은 초반 증상으로 나타나는 의욕 상실과 급격히 느끼는 피로감이 춘곤증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회복력이 조금씩 떨어져 몸의 가벼운 변화에도 제때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사리 질병을 지나 칠 수 있다. 게다가 병이 들어도 식사량이 줄고 기운 없이 시름시름 할 뿐 당연히 나타나야 할 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젊은이보다 나이가 든 노인들은 당뇨나 우울증, 암 등 각종 질병에 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위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노인이 봄철 기운이 없어 보이면 우선 음식섭취가 부실하지 않은지를 살핀 후 만성병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운동과 지압법으로 쫓는 ‘춘곤증’
운동부족은 현대인이 겪는 춘곤증의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꽁꽁 싸매고 있던 외투를 벗고 운동을 시작한다면 춘곤증에서 탈피해 발빠른 계절변화에 적응을 할 수 있다.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 유산소 운동 등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장 적합한 춘곤증 퇴치 운동법 중 하나이다. 가볍게 걷기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조깅,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은 숙면을 도와주고 활기를 찾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나른함을 물리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격렬하고 힘든 운동은 피하고 운동량은 평소의 50%부터 차차 늘려 몸에 무리를 주지 말자. 지구력과 유연성을 높이는 등산, 조깅 같은 운동이 적합하며 테니스, 스쿼시 등과 같은 격렬한 운동은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자제해야 한다. 1주에 3~5회, 1회에 30~60분씩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체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되 운동이 끝낼 때에도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질 때까지 정리운동을 해준다.
▲지압법: 귀 밑에 있는 ‘예풍’이란 혈 자리를 눌러 주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대뇌피질에 있는 측두엽을 자극하며 두뇌를 활성화 시킨다. ‘어요’와 ‘사죽공’이란 혈 자리 역시 눈 주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피로를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하루에 2∼3회씩 10초정도 이들 혈 자리를 자극 한다.
▲유산소 운동: 에어로빅스(Aerobics), 에어로빅운동이라고도 한다. 숨이 차지 않으며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몸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시킴으로써 심장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강한 혈관조직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운동 부족과 관련이 높은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허혈성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적절히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만 해소와 노화 현상을 지연시킬 수 있다. 조깅,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댄스, 크로스컨트리, 마라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산소 운동은 춘곤증을 이기는데 아주 적합한 운동으로 점심식사 후 가벼운 산책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의욕이 앞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잠자기 전에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쾌적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운동은 이틀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고 수영이나 조깅의 경우 20-30분, 도보나 등산, 사이클은 40-50분 정도가 적당하다.
만약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적당히 수축·이완시켜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자 한다면 운동 강도, 운동 지속시간, 운동 빈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운동능력의 40∼85％ 범위에서 처방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60∼80％ 범위에서, 최대운동능력이 낮거나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40∼60％ 범위 내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정상 성인의 경우 최소 일주일에 3회 정도는 운동을 해야 심폐 지구력이 향상되는데 체력 수준이 높아지면 5회 정도로 늘려야 심폐 지구력의 지속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최대운동능력이 낮은 사람은 1회 운동 시간을 5분 정도로 하여 하루에 3∼4회 정도로 나누어 하는 것이 좋다. 운동 빈도를 주 5회 이상으로 할 경우에는 걷기, 달리기 등 체중 부담을 안고 하는 운동과 수영, 자전거타기 등 체중 부담이 없는 운동을 번갈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스트레칭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간편한 운동으로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켜주고 신선한 산소를 더 많이 공급받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운동법이다. 현대인에게 바빠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간단히 의자에 앉아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은 권한다.
이는 건·근육을 늘리어 펼치는 체조로 준비운동으로 해왔던 유연체조를 개발되어 온 운동법이다. 탄력이나 반동을 주지 않고 건·근육을 가벼운 신장을 느낄 때까지 서서히 뻗은 후 각자의 능력에 따라 10∼30초 동안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치 체조는 건이나 근육에 탄력을 주고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혀 유연성이 붙게 하므로 모든 스포츠의 컨디셔닝과 상해방지의 준비운동으로 적당하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실시되므로 평소에 운동부족이 되기 쉬운 주부 또는 노인에게도 알맞은 체조이다.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의 긴장이 완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의 통증까지 치유할 수 있다. 꾸준히 한다면 관절과 근육의 운동 효과가 극대화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균형 잡힌 신체까지 만들 수 있다. 스트레칭의 효과를 높이려면 매일 하루 20분씩 정확한 호흡과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근육을 늘였을 때는 8∼10초 정도 멈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때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근육을 늘려서는 안되며 반동을 이용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지 않다.
충분한 영양소 섭취는 봄철 건강관리
생활에서 비타민과 미네랄, 양질의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운동과 더불어 춘곤증을 이기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특히 비타민 요구량은 겨울보다 3~5배 증가한다.
비타민은 아주 적은 양이지만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로 결핍 시 장애가 나타난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초조함과 두통, 피로, 우울증 등의 심리적 장애가 나타나거나 말초신경 마비로 인한 사지감각 및 운동 반사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심한 변비, 의무력 증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모세혈관이 약해져 쉽게 멍들고 골격 형성이 방해돼 성장이 지연될 수도 있으며 치아와 잇몸에 이상이 오고 설사와 우울증을 동반한다. 비타민 B1이나 비타민 C와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우리 몸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작아 한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적당량을 매번 먹는 것이 좋다.
알코올 중독자나 약을 장기 복용하는 사람, 저소득층이나 노년층은 부족하기가 쉽고, 흡연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남성이 여성보다 혈청 내 비타민C 함량이 낮기 때문에 신경 써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봄철 영양관리에 좋은 음식엔 무엇이 있을까
▲맛좋은 봄나물 대표주자 ‘냉이’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잎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눈에도 좋다. 칼슘과 철분도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피곤함과 나른함을 이기게 하는 피로회복용 나물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한방에서는 위나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 들에서 나는 한약재 '달래'
약간 쓴 듯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A, B1, B2, C의 비타민을 골고루 지녀 식욕을 돋우고 피부를 맑게 해주는 미용 음식이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삶으면 대부분의 비타민C가 파괴되므로 날로 먹는 것이 좋고 무침에는 식초를 곁들이는 요리법이 비타민C 파괴를 막아준다. 된장국에 넣으면 독특한 향취로 개운한 맛을 높여준다.
▲ 생명력 강한 야생초 ‘민들레’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풀로 전국의 산과 들, 길가의 양지 바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린잎은 나물을 해 먹고 뿌리는 한방에서 해열제 등의 약재로 쓰인다. 연한 잎으로 쌈을 싸 먹거나 데쳐서 된장국을 끓여먹고 뿌리는 기름에 튀겨먹는다.
▲피로회복에 좋은 ‘두릅’
산채요리에 주로 쓰이는 두릅은 잎과 줄기에 독특한 향과 담백한 풍미가 있고 뿌리는 한약재로 이용된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특히 많아 봄에 돋아나는 여린 순을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두릅의 쓴 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줘 피로회복에 좋다.
▲여름더위에 강해지는 ‘씀바귀’
봄철 입맛이 없을 때 쌉싸름한 씀바귀의 쓴 맛은 미각을 돋구어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리 전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내고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춘곤증을 물리칠 수 있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특징이 있어 이른 봄에 씀바귀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항암 치료제 ‘머위’
머위는 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여 유럽에서는 탁월한 항암 치료약으로 쓰인다. 칼슘 성분이 많은 알카리성 식품으로 잎에는 비타민A를 비롯한 많은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있다. 잎을 따고 잎자루를 삶아서 아릿한 맛을 우려낸 후 껍질을 벗겨내고 볶음이나 조림, 짱아찌 등으로 조리하며 머위 잎은 삶아서 쌈으로 싸먹을 수 있다.
▲피를 맑게 하는 ‘돌나물’
섬유질이 적은 반면 비타민 C와 인산이 풍부하며 신맛도 있어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물김치로 담가 먹으면 시원한 자연의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피를 맑게 하고 간염이나 황달, 간경변증 같은 간 질환에 효과가 좋다.
▲알칼리성 산채의 대표 ‘취나물’
참취의 어린잎을 말하는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 불릴 만큼 비타민A, 칼슘, 철분, 섬유질 등을 많이 가지고 있어 변비와 빈혈을 예방하는데 좋다. 어린 잎 특유의 향미가 있어 데쳐 무쳐 먹으면 입맛을 한층 돋궈주고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좀더 자란 잎은 두통 및 현기증에 약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