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미래로 발돋움하는 무안군을 보면서 자긍심을 느낍니다”

노령산맥의 지맥이 비옥한 나주평야를 지나 한반도 서남단에 무안반도를 형성했다. 동으로는 영산강이 흐르고 서로는 수많은 도서와 접하고 있는 전남 무안은 말 그대로 생태계의 보고다. 무안의 약곡마을은 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마을로서 물이 맑고 진귀한 약재들이 많다하여 약곡(藥谷)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몽탄면 약곡리에 짚불구이 약곡정이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전주 비빔밥, 춘천 막국수, 담양 떡갈비 등 지역마다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 지역대표음식들은 지역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외지 사람들을 불러들여 경제적 소득을 올리는 효자역할도 한다. 

 

좋은 땅과 좋은 해풍이 만든 좋은 음식 

약곡마을과 접하고 있는 매봉산과 어류치, 국사봉의 세 산에는 신약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위치한 향토음식점 ‘짚불구이 약곡정’은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메뉴가 ‘돼지짚불구이’다.

정근 대표는 “타 지역에서는 쉽게 드실 수 없는 돼지짚불구이는 석쇠에 삼겹살을 올린 후 볏짚으로 1분 정도 구워 만듭니다. 무안 황토밭에서 자란 양파를 빨갛게 김치로 담아 무안갯벌에서 난 뻘게를 갈아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뻘게장에 짚불로 구운 고기를 함께 싸먹는 맛이 일품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짚불구이와 함께 먹는 양파는 이름난 무안의 특산품으로서 무안에 들어서면 양파 냄새가 진동한다고 할 만큼 전국 양파 생산량의 20%가 무안에서 생산된다. 야트막한 구릉지 황토밭에는 온통 양파가 자라고 있으며 황토에는 칼슘, 철,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어떤 농산물도 잘 자라지만 특히 양파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좋은 흙과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무안양파는 단단하고 아삭하며 즙과 단맛이 풍부해 돼지고기와 함께 먹기에 제격이다. 또한 뻘게장은 바다향이 그윽해 손님들의 침샘을 자극해 입맛을 돌게 하고 고기를 씹는 듯 한 고소한 맛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약곡정의 두 번째 대표요리는 ‘황칠요리’다. 황칠나무는 두릅나무과의 나무로 학명에 인삼, 가시오가피와 함께 만병통치를 의미하는 Panax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한반도 남해안과 섬 지역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다. 정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황칠을 알게 돼 요리법을 연구했고 음식에 접목시킨 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 황칠을 한 오리백숙과 닭백숙, 오리주물럭 등 여러 가지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등 톡톡한 효자노릇을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지 않았던가

“작지만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짚불구이 약곡정은 손님의 작은 소리 하나에도 귀를 기울인 덕분에 지난 ‘2012여수엑스포지정맛집’에서 남도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약곡정이 시작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식당을 운영할 때에는 음식 솜씨가 좋기로 이름난 부모님을 믿고 ‘배 째란 식’으로 뛰어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시장조사나 소비자 호감도, 마케팅 방법 심지어 변변한 사업계획서 하나 만들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준비가 미흡했죠. 그래도 처음에는 부모님의 음식솜씨를 좋아하신 손님들이 있어 식당을 유지할 정도는 됐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나이가 드시면서 저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식당을 유지할 수 없었죠.”

정 대표는 그 무렵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메뉴 선정부터 다시 했다. 이름난 식당을 찾아가 벤치마킹 하고 요리책을 사서 음식을 만들고 배웠다. 

“사업계획서를 통해 현재의 위치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개선할 점을 끊임없이 고쳐나갔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손님들도 점차 알아주시더군요.”

정 대표 부부의 노력은 달라진 음식 맛으로 손님들을 사로잡았고 TV출연과 함께 짚불구이 약곡정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박차를 가해 인터넷 사이트와 블로그를 만들고 진입간판에도 신경을 썼다. 손님들의 반응은 무서울 정도로 뜨거웠고 지금 정 대표 부부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손님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약곡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정 대표의 손에는 여전히 사업계획서가 있다.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사항을 끊임없이 체크하는 그의 사업계획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외식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오진권 대표를 멘토로 여기며 그의 경영방침을 약곡정에 접목시켜 왔다. 그는 “오진권 대표는 1980년대 중반에 작은 보쌈집을 시작해 외식업계에 혁명을 일으킨 CEO로 가장 성공한 한식프랜차이즈 업체 설립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분은 어려웠던 과거에 묶여 있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인생 경험을 기반으로 아픔을 승화시키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다. 더불어 이웃과 함께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며 소망을 품고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약곡정을 통해 작지만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무안군은 군민을 위한 감동 행정, 잘사는 행복무안‘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이 위치한 남악지구에 비해 다른 지역은 도심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 및 계층에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 함께 상생하고 공동 발전하는 무안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 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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