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링컨센터에서 울려 퍼진 한국합창의 美

▲ 뉴욕 링컨 현지공연
[시사매거진] 대구시립합창단이 지난 23일 오후 8시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튤리 홀’, 25일 오후 5시 필라델피아 트리니티 에반젤리컬 루터란 처치에서 관객들의 찬사를 받으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고 밝혔다.

한미수교 135주년을 맞아 정통 클래식 합창음악과 한국 특유의 정서와 신명이 담긴 한국합창의 진수를 세계적으로 보여주고자 기획한 이번 미국공연은 23일 뉴욕 링컨센터, 25일 필라델피아 트리니티 에반젤리컬 루터란 처치 총 2번의 공연으로 진행됐다.

링컨센터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예술종합센터이다. 줄리어드 음악학교가 부속 시설로 있으며 뉴욕 필하모닉,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뉴욕시립발레단 등 11개의 유명단체들이 상주단체로 속해있다. 링컨센터로 인해 뉴욕은 세계 공연 예술의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됐으며, 다양한 공연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의 아름다움이나 주변 거리의 매력 때문에 매년 500만 명이 찾는 뉴욕의 명물로 꼽히고 있다.

세계적인 무대 링컨센터에서의 첫무대는 브람스의 “Zigeunerlieder(집시의 노래), Op.103”로 열었다. 이 작품은 브람스 특유의 신고전주의 음악적 특징이 두드러지는 곡이며, 혼성 4성부의 합창과 피아노를 위한 11개의 연가곡으로 집시들의 정열적인 사랑과 그들의 삶 등 세속적인 사랑을 담은 헝가리 민요 가사를 바탕으로 했다. 민요와 민속 음악에 깊은 관심을 보인 브람스의 의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아름다운 연가곡을 섬세하고도 감성적인 합창으로 표현해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이어 북유럽 합창곡 ‘At this time of my parting(떠나갈 시간이 됐으니)’과 ‘I am here(나는 이 자리에 서 있다)’를 연주했다. 간결한 멜로디로 브람 스 특유의 신고전주의 음악적 특징이 두드러진 첫 번째 곡과는 달리 전통적 선 율과 화성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잦은 전조와 변박, 급박한 반음계적 선율을 가진 인상적인 무반주 작품인 북유럽 합창곡들에 관객들은 뜨거운 갈채로 화답 했다.

다음 무대는 한민족 고유의 한과 흥의 정서를 담은 것으로, 한국민요합창들과 한국창작합창들을 연주했다. 1200여명의 관객들이 한국고유의 합창에 매료돼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작곡가 이건용의 작품인 “An Asian Mass”를 연주했다. 동서양의 교감적 음악세계를 느끼게 하는 사운드로 한국적 신명이나 얼을 느낄 수 있는 곡이며 특히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사물놀이 악기를 사용해 고유한 한국적 느낌을 더욱 잘 살린 이 작품은 미국 관객들에게 신비한 경험을 선사시켜 줬고 그 결과, 공연장을 뒤흔드는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관객들 중 한명은 “살면서 수백 개의 합창단 공연을 보아왔지만 그 어떤 공연보다 대구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최고였다. 인토네이션, 따뜻한 소리, 예술적인 테크닉 등 모든 것들이 훌륭했으며 프로그램 중 마지막 곡은 특히 감동적 이였다. 거장 안승태 지휘자님께서 이끄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합창공연을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대구시립합창단은 지난 25일 오후 5시 필라델피아 트리니티 에반젤리컬 루터란 처치에서 공연을 펼쳤다. 미국인들과 현지한인들의 찬사와 환호 속에 시작된 이번 공연은 공연 타이틀인 “The Beauty of Korean Chorus"에 걸맞게 미국연주의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마지막 연주는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한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더욱 그 의미가 컸다. 한국창작합창에 구성돼있는 곡들 중 <고향의 봄>을 부를 때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흐느낌과 함께 서툰 목소리로 관객들이 합창단과 함께 노래하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한인회 장병기 회장은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타국에서 생활하시는 한인 동포 분들에게 잊고 지냈던 한국특유의 아름다운 정서를 느끼게 해 주신 대구시립합창단에게 매우 감사드린다. 한국인이라면 더욱 공감하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필라델피아 한인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더욱 깊이 기억될 것 같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안승태(대구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이번 미국연주는 대구시립합창단이 한국 특유의 정서와 신명이 담긴 한국합창을 미국에 알리며 한국합창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날이다.”며 한국합창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더욱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 필라델피아에서 2차례의 연주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대구시립합창단은 오는 28일 귀국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존하는 미국의 공연예술종합센터 자부심 중 하나인 뉴욕링컨센터에서의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대구시립합창단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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