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기본적인 애국심 잊지 말아야

매우 안타까운 점은 상황이 이러한 데도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이 난관을 헤쳐나갈 방도가 없다. 막상 전쟁을 치른다 해도 막강한 미군 전력을 빌리지 않으면 승리를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러시아, 일본도 이번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일은 한반도에서 벌어질 판인데,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이는 그 밖에 있는 나라들이 설치는 꼴이다. 결국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자존심이 상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신산스러운 역사를 겪어야 했다. 구백아흔아홉 번의 외침에 시달려야 했고, 조선시대를 비롯한 역사시대에서는 대륙국가에 사대를 해야 했으며, 20세기에 들어서는 이웃국가인 일본의 침입을 받아 식민지 생활을 해야 했다.

물론 해방 이후 전쟁을 겪고 60여 년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이지만, 진정한 독립국가로서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우리 땅에서 일어나는 일은 타국의 눈치를 보지 않아고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만이 비로소 독립국가요, 선진국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나라가 그 정도로 부강한 국가가 된다면 한줌도 되지 않는 북한도 저리 오도방정을 떨지 못하리라 장담한다. 군사, 경제적으로 워낙 의존도가 높다보니, 찢어지게 가난하다 못해 아사자가 속출하는 북한 같은 집단으로부터 ‘미국의 괴뢰’라는 소리까지 듣는 게 아니겠는가.

그 출발점은 의존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의존 의식도 버려야 할 것이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굳건히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아무런 대가 없이 남의 나라를 대신 지켜 줄 나라는 아무 데도 없다. 그런 곳에 와서 대신 총을 잡고 피를 흘려줄 병사는 더더욱 없다. 지난날 우리가 겪었던 6.25전쟁도 돌이켜 보면 냉전시대에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동구권과 서구권을 대리전쟁이 아니었던가.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단한 대화의 노력으로 긴장을 풀어내야 할 것이다. 전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설사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져 우리가 승리해 이 땅이 통일되었다고 한들 그렇게 거머쥔 통일은 폐허에 불과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말이 있다.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로 달한 지금은 분명히 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서 기회와 희망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매우 간절하고 절실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지난 역사시대에 겪었던 숱한 굴욕과 불과 반백 년 전에 이 땅에서 일어났던 동족상잔의 비극만 떠올린다 하더라도 결코 남의 일처럼 보아 넘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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