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해남! 그저 땅 끝이려니,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려니 하는 마음으로 우슬재를 넘으면 바다는 보이지 않고 산으로 둘러싸인 넓은 분지인 해남읍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중심에 101년의 역사를 지닌 아이들의 배움터가 있다. 바로 해남동초등학교(이하 해남동초)다. ‘지역사회를 대변하는 인재로 성장하려면 이 학교를 나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남 인재양성의 요람인 해남동초는 해남의 안산인 금강산의 정기를 받아 101년의 명성과 연륜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 동력이 되는 인재 양성의 산실
1911년 9월1일 해남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해남동초는 2012년 2월15일까지 총 101회, 2만 2,94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교장 37명, 교감 33명, 교사 1,200여 명의 교육 터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전라남도 내 22개 시, 군 초등학교 중 가장 큰 규모로 44학급 1,220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활동과 미래지향적 교육과제 해결을 통한 전남 서남부 교육의 메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해남동초는 101년에 걸쳐 수많은 국가 인재와 지역인사를 배출해 한국 사회 곳곳에서 국가의 동력으로 활동하는 인재육성의 산실이 되고 있다. 해남동초 출신들은 모교를 감히 명문학교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러한 해남동초의 학부형과 교직원 그리고 많은 지역민들은 개교 10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1일 개교 100년 만에 공모 교장으로 김천옥 교장을 초빙한 것이다.
김 교장은 “미래 사회의 인재는 전문지식 습득과 함께 바른 인성과 창의성 함양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 더불어 살아가는 의식을 지닌 인재입니다. 따라서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감성이 풍부한 학생,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실력 있는 학생, 스스로 노력해 자기다움을 키워가는 미래사회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자기 스스로를 위해 즐겁게 공부하는 해남동초
어린 시절부터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보다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자아정체감이 성숙되기도 전부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인식하기 못한 채 기계적으로 학력 향상의 틀에 묶여 너나없이 입시 지옥에 빠진다면 친구도 인간관계도 사회적 책임과 배려도 배울 수 없다. 김 교장은 “너무 일찍 공부로 내몰려 공부하는 즐거움보다는 공부에 질린 아이들의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라며 “이러한 끝없는 고민의 해결 방안은 아이들이 놀면서 미래사회를 살아갈 자기 스스로를 위해 즐겁게 공부하는 가운데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지역사회와 더불어 학생들의 미래학습역량을 신장시키는 교육을 전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미래학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3心코스 운영
해남동초 아이들이 배려와 소통을 아는 바른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김 교장은 오랜 시간 교직에 몸담으며 아이들을 멘토로 삼아왔다. “제 멘토는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배움 속에서 표출되는 말과 행동은 늘 제 자신을 새롭게 일깨웁니다. 아이들의 눈빛과 행동에서 보여 지는 현상들은 스스로를 반성하고 힘을 얻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김 교장은 각기 개성이 다른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다양한 계층의 교사와 학부모 조직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인수 학생들 속에서 성장해가는 해남동초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대규모의 공동체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고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인수 학교인 동시에 도시의 학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순박함은 해남동초의 큰 경쟁력이다. 김 교장은 이러한 해남동초의 경쟁력을 활용해 아이들의 미래학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3心코스 운영으로 웃음 가득한 행복의 배움터를 만들어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3心코스는 감성과 지성, 인성을 말하는 것으로 미래사회 인재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 12가지 영역을 도전과제로 선정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노력해 성취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감성코스’는 1인1악기 연주하기로 학생들의 음악적 감성을 기르고 더불어 학예회, 발표회 등 다양한 공연에 참석하는 등 미래사회 인재의 필수 요소로 주목받는 감성을 신장시키고 있다. 또한 ‘지성코스’는 기존 95점 이상의 학생들에게 수여하던 학력장제를 폐지하고 ‘나의 학업 성취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 도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연중 운영되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소질과 적성을 신장시키고 있다. 이에 지난 1년 동안 565명의 학생들이 각종 자격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한 독서교육 활동을 통해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읽고, 체험하고, 생각해 나의 지식을 만드는 프로그램 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쟁 방식이 아닌 학생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의 본질적 목적에 충실한 교육 방법이 그 효과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희망의 미래를 꿈꾸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편해문 작가는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학력 위주의 입시와 경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으로 아이들은 학원가에 내몰리고 이로 인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는 창의적인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공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 교장은 초등학생 시절만이라도 학원교육보다 학교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모든 배움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놀면서 경험하고 그 과정들 속에서 사고화 과정을 거쳐 진정한 자기 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부모의 의식변화도 필요합니다. 아이가 어른이 된 후를 생각할 수 있는 교육으로 학교가 희망의 미래를 꿈꾸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취재_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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