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민과의 약속지켜 좋은 대통령으로 퇴임하길”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국민 등 7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임기 5년의 제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경제부흥과 복지확충, 상생과 대탕평 속에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화에 이은 국민행복시대를 열어 국민의 기대와 시대정신에 부응할지 주목된다.

축제같았던 대통령 취임식
지난 2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으며, 식전 행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전 9시15분께 7만여 좌석이 가득 들어찼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서 이뤄진 취임식에 참석한 인원은 일반 국민 3만 5,000명, 특별초청 인사 3,000명, 각계 관계자 등 모두 7만여 명이다. 지난 17대 대통령 취임식에는 4만 5,000명, 16대에는 4만 2,000명임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인원이다.
참석인원이 많았던 것만큼 취임식을 위한 경비 또한 삼엄하게 이뤄졌다. 국회 주변 도로는 전면통제 됐고, 입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검색대를 통과한 끝에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취임식장 내부에도 수시로 폭발물 탐지견이 위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식장에는 대통령 취임식의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흥겨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식전행사는 전체가 하나의 줄거리를 가진 뮤지컬처럼 꾸며졌다. 출발은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첫 문을 열었다. 이는 신바람 대통합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어서 일어나라 대한민국, 다시 뛰는 대한민국, 하나 되는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등의 주제로 공연이 이어졌고, 각 주제별로 1950~1960년대, 1970~1980년대, 1990~2000년대, 현재를 각각 대표하는 곡들이 무대를 채웠다.
이날 무대는 뮤지컬 배우 남경주, 소냐, 가수 장윤정, JYJ, 싸이 등이 참석했고, KBS 개그콘서트의 김준호, 신보라, 허경환, 박성호, 김지민, 최효종 등 6명이 사회를 봤다. 개그맨들의 사회와 함께 아이돌 그룹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과거와 달리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이돌 그룹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0시부터 실질적 대통령직 수행
식전행사의 마지막 무대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진행된 이후에 장내 정리가 이뤄졌고, 박 대통령이 국민대표 30명과 함께 단상 무대에 올랐다. 이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례가 이뤄졌고, 박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취임선서문을 읽어 내려갔다.
박 당선인과 함께 故 김구 선생의 손자 김양씨 4.19 민주혁명 회장 문성주, 천안함 사태로 목숨을 잃은 고 한주호 준위의 처 김말순씨, 삼호해운 선장 석해균씨 등이 단상에 앉아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들었다.
오전까지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 뒤 박 대통령은 오후에 광화문으로 이동해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광화문에서 국민들의 희망메시지를 전달받는 복주머니 개봉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희망이 열리는 나무에 걸려있는 365개 복주머니를 열어 희망메시지를 읽는 이벤트를 가졌다.
박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이후 대통령은 청운동과 효자동 주민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으면서 청와대에 들어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정승조 합참의장과 전화를 통해 군의 경계태세를 보고받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에 앞서서는 삼성동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사저에서 나와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삼성동 주민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진돗개 암수 한쌍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고, 당선인은 ‘희망나무’라고 이름붙인 나무를 답례로 전했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이후 첫 번째 저녁식사는 각국의 경축사절과 주요 외빈을 초청한 만찬으로 이뤄졌다. 만찬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주한외교단장인 비탈리 펜 주한우즈베키스탄대사를 비롯한 상주 대사 102명, 비상주 대사 26명 등을 포함해 총 145명의 주한 외교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해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이라며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 국민 등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행복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국민행복시대를 선언했다.
이날 0시를 기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겨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 국군통수권자로서 2018년 2월 24일 자정까지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
박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새 정부의 3대 국정운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경제부흥을 위한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으로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며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도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돼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육성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경제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확립’이라는 대원칙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희망의 새 시대’를 이끌어나갈 3대 축의 하나로 ‘문화융성’을 제시한 박 대통령은 21세기를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로 정의했다.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것을 감안, “제가 꿈꾸는 국민행복시대는 동시에 한반도 행복시대를 열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데 기여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이 나가는 길에 국민 여러분이 힘을 주시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국민과의 약속 성실히 이행해 주길”
새누리당은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성실하게 실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취임식 당일 논평을 내고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축복 속에 출범하게 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올바른 국가 어젠다를 설정했다고 본다. 경제부흥을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물어 성장의 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 실천의지와 그의 지향점도 분명히 밝혔다”면서 “앞으로 경제민주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 경제주체 모두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결핍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100%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모든 국민이 동반자로서 상생하는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과정에서 각종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國民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야당의 의견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열린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새누리당은 적극 도울 것"이라며 "필요할 땐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로 인정해야”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이날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해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소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대한민국과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소통해야 하며, 국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난을 이겨내고 인고의 시간을 지나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에 국민과 함께 경의를 표하며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후보시절 공약한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세계경제 위기와 북한 핵실험이라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출범함에 따라 경제와 안보는 집권초반 박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신뢰라는 국정운영의 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하지만 벌써부터 박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 민주화와 복지확대가 철회 또는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다”며 “이는 국민이 박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가 원칙과 신뢰였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신불립’(無信不立 :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은 북한 핵실험이라는 안보위협과 세계경제 위기라는 어려운 여건에서 취임하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향후 5년 동안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끝으로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부디 국민의 신뢰를 얻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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