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타고 찾아오는 불청객 ‘봄철질환’
급격하게 오르는 기온과 습도로 인한 나른함과 각종 질병, 식용부진 대처방법
유난히도 추운 날이 많았던 올 겨울도 여지없이 봄기운에 밀려나고, 잔뜩 움츠려 지내던 만물이 활짝 기지개를 펴는 시기를 맞이했다. 설경에 취하기도 하고,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하며, 찬바람에 외투를 부여잡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 추운 겨울이 언제나 지나갈까 생각했지만 어느덧 따사로운 햇살에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계절 봄이 찾아왔다.

따뜻한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있다. 나른함, 이른바 우리의 눈 커플을 천근만근으로 만드는 ‘춘곤증’이라는 것이 우리들의 기운을 빠지게 한다.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저절로 감기는 눈을 어쩌지 못해 세수도 해보고, 커피 한잔으로 달래도 보지만 봄날의 나른함은 의지만 있다고 해서 이겨낼 수 없을 정도다.
춘곤증은 일종의 생리적 피로현상으로 전반적으로 나른함과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급격히 상승하는 기온과 습도에 우리 몸이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을 말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과거에 비해 봄철 온도는 마치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상승하게 되고, 밤낮의 기온차이는 심화되는 등 우리 몸이 일일이 적응하기에 힘든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한사온이 무색할 정도로 영하 10도 안팎의 기간이 길었던 겨울을 보낸 터라 더욱더 춘곤증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봄만 되면 왜 나른해 질까?
봄철의 나른함이 나타나는 것은 외부 온도의 상승에 따라 피부 근처의 말초혈관이 확장하여 혈액이 체표 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내부 장기에는 상대적으로 감소된 혈액순환을 모이게 되어 소화도 안 되고, 입맛도 떨어지며, 머리가 멍하고 무거워져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으로 의욕마저 상실하게 된다. 게다가 점차 낮 시간이 길어져 육체활동시간이 겨울철보다는 많아지므로 신체적 피로마저 누적되기 쉬운 점도 춘곤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봄은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따사로운 햇살과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꽃봉오리를 터트릴 개나리, 진달래와 함께 한 해의 건강을 결정지을 준비작업을 할 때이다. 물론 꽃가루, 황사와 같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알러지 질환, 일교차에 따른 환절기 감기와 같은 봄철 질병과도 싸워 이겨야 한다.
또한 한여름 더위와 충분히 맞설만한 신체를 가꾸기 위한 운동도 봄철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농부들이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가을철 풍요로운 수확을 하듯이 우리 몸도 한 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꽃소식과 함께 오는 질환들
해마다 봄철이 되면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의 20-25% 정도가 알레르기 질환을 경험한다고 하니 매우 흔한 질환임에 틀림없다. 또 봄철이 되면 아파트 등에서는 난방이 약해지고 실내 기온 변동이 심해지면서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봄철에 잘 생길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서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알레르기성 비염-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많고 중요한 증상으로는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및 코 주위 가려움증 증세가 있다. 만일 코 막힘과 함께 두통이 있고 목으로 가래가 넘어가거나 코에서 악취가 난다면 비염보다는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가 가려우므로 코를 비비고 문지르고, 잡거나 하는 모양을 보이거나 특징적으로 엄지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코를 들어 올려 인사하는 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유발인자로는 꽃가루, 먼지, 곰팡이, 동물의 털이나 향수, 페인트, 담배연기, 암모니아 등이 될 수도 있고 갑자기 온도나 습도, 기압이 변할 때도 유발될 수 있다. 치료방법으로는 우선 원인이 되는 인자를 피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제로는 항히스타민제로 재채기, 가려움, 콧물을 개선할 수 있고, 크로몰린 소듐과 비혈관수축제를 쓸 수 있으며, 생리식염수를 비점막에 분무하면 도움이 된다.
▲기관지 천식-천식은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한 기도의 과민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기도가 광범위하게 좁아져서 호흡곤란이나 쌕쌕하는 천명음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증상이 유발될 수 있는데 5세 이하의 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호흡곤란과 천명이 일어나기 쉽고,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가 천명이 잘 생긴다. 천식 발작이 생기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바로 누워서 잠자기 곤란해지고 자다가 깨서 밤을 지새기도 한다. 옆 사람이 볼 때 매우 숨차 보이고 들이쉬는 숨보다 내쉬는 숨이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에서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으로부터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가래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해서 물을 많이 마시게 하고, 체위를 이용해서 가래배출을 시도하고, 급성 천식시에는 산소요법이 도움이 된다. 약물로는 교감신경자극제와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하며, 스테로이드제, 부교감신경 차단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도움이 된다.
▲감기-감기는 1년 중에 성인은 평균 2번 내지 4번, 소아는 6번 내지 8번 정도 걸리는 가장 흔한 급성질병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긴다. 감기는 대개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을 통해 옮겨지며 균에 감염된 분비물 즉, 콧물을 통해 옮기기가 가장 쉽다고 하고, 이렇게 손이나 다른 신체에 오염된 균은 공기 중에서 4시간이나 생존 가능하다고 한다. 때로는 재채기나 말할 때 나온 작은 물방울 입자가 감기를 옮길 수도 있어 마스크 등을 쓰면 바이러스 전염이 훨씬 덜 된다. 따라서 감기에 걸린 사람은 다른 가족을 위해 기침할 때는 손을 가리고 하고, 콧물이 묻은 손은 자주 씻는 것이 좋으며, 바깥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하는 것이 좋다. 감기의 증세로는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가 가장 많고, 목이 아픈 인후통과 기침이 나타나며 열이 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고 있어도 미열이 보통이며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의 치료는 증상에 대한 치료가 주종인데 미열이 있거나 근육통이 있을 때는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이 좋고 기침, 가래 등에는 진해 거담제를 쓸 수가 있다.


봄철 건강에 알맞은 운동
봄철 건강을 지키는 데는 고른 영양섭취와 함께 적당한 운동이 최고의 보약이다. 지속적인 운동은 몸의 면역력을 높여 다가올 봄 동안 질병 및 피로감을 퇴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한다거나 겨우내 운동을 접었던 사람들은 운동 강도나 종목선택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동안 운동량이 부족해 강직되거나 이완된 근육이 급작스런 고강도 운동으로 인해 파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한다면 첫 시작 후 48시간을 쉬어 회복기를 갖도록 한다. 이후 한 달 간은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덜 가는 운동을 하루걸러 간격으로 시행한다.
갑작스럽게 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젖산 등의 물질이 쌓여 쉽게 피로해진다. 처음에는 5분이라도 좋으니 무리하지 않게 시작해 서너 달을 내다보고 운동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하루 운동시간은 25분에서 45분으로, 워밍업 5분, 본격운동 20분, 마무리 스트레칭 5분 정도로 하면 좋다.
운동은 근력이나 지구력, 기초 대사량 등을 고려해 나이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 ▶20대는 기구를 이용한 운동이나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펴기 등 신체를 이용한 중량 운동으로 근력을 키운다. 하루 20~60분 1주일에 3~4회 꾸준히 한다. ▶30대는 바쁜 사회생활로 체력관리가 소홀하기 쉽다. 이럴 때 갑작스런 운동은 부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고 강도 운동에 속하는 조깅이나 축구보다 하루 20분 정도 산책하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한다. 특히 30대 여성은 골다공증에 대비, 조깅, 윗몸 일으키기 등 근력운동을 하면 좋다. ▶40대는 비만해지기 쉬운 때이므로 체중감량에 초점을 맞춘 운동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저 강도 운동에 속하면서도 칼로리 소비량이 많은 골프, 수영, 계단 오르기 조깅 등이 권장운동이다. 단, 중년 이후의 여성들은 줄넘기, 농구 등 양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등산은 봄철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무릎과 허리 등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중년 이후라면 격렬한 운동보다 등산이 제격이다. 또한 정신적, 심리적으로 정화의 효과가 있으며,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산에 오를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급적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야 한다. 산행 시에는 피로하지 않게 걸음걸이를 일정하게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의 경우 30분 정도 걷고 10분 쉬고, 숙련자는 50분 정도 걷고 10분 쉬는 것이 적당하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전신이 노곤해지며 소화와 흡수가 떨어진다. 겨우내 쉬었다가 오랜만에 등산을 한다면 비교적 쉬운 코스로 산행시간을 반나절 이내로 줄이고, 하산 할 때는 허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야 한다. 봄철 산행은 아직 기온변화가 심하므로 적당한 외투와 생수, 초콜릿 등 먹거리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
■조깅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겨울철의 과다한 음식섭취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과체중을 조절하는데 적합한 운동이다.
조깅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발목, 무릎, 허리 등의 관절을 사전에 충분히 풀어주어서 조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관절의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은 30분 이상해야 지방분해 및 심폐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속도를 빠르게 해 시간을 짧게 하는 것보다 적절한 속도를 30분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과도한 조깅은 삼가며, 자신의 체력에 맞춰 운동 강도를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자전거타기는 체중부하의 부담이 적어 심박수를 적당히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리에 국부적인 피로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을 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봄철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경우 30~40대는 근육통, 아킬레스건 파열 등의 부상을 입기 쉽다. 따라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과 같은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줘야 한다.
아침저녁으로 기온 변화가 심한 날에는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된다. 또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운동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체온보호와 신체의 준비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주어야 한다.
체온보호를 위해서는 운동 복장 역시 관건이다.운동 중에 더위를 느껴서 겉옷을 벗었을 경우에는 운동이 끝나자마자 외투를 입어 체온의 감소를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운동 중에 가능한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운동을 하는 중에 복장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봄철 영양관리
‘적절한 식사를 통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 충분히 공급해야’
봄철이 되면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고 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식사를 거르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건강유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봄이 되면 신체활동량이 늘어나므로 여러 가지 영양소 필요량 역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아침식사는 하루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영양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공급원이다.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오전을 무기력한 상태에서 보내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점심 식사량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렇게 영양소가 한꺼번에 몰아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체내에서 더 많은 영양소를 처리하여야 하므로 춘곤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채소, 매끼마다 충분히 섭취해야
봄철에 나오는 채소는 각종 비타민, 엽록소 등이 다른 시기에 출하되는 채소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고 향이 풍부하다.
봄에는 쑥이나 달래, 냉이, 원추리, 두릅, 미나리, 등의 다양한 봄철 채소 및 각종 허브 등을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데, 이들은 독특한 색과 향미를 가지고 있어 입맛을 돋구어주기 때문에 잃은 식욕을 되찾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요즈음에는 재배기술이 발달되어 사시사철 모든 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제철식품만큼 영양 면에서 뛰어나지는 못하다. 단, 일부 야생 채소의 경우 독성이 있어 잘못 먹으면 식중독 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채소를 야생에서 직접 채취하여 먹을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 채소를 조리할 때에는 독특한 향과 맛을 살리기 위하여 자극성이 강한 양념은 되도록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봄철 채소를 이용한 생채 비빔밥, 각종 봄나물 무침, 봄채소 샐러드, 새싹 채소, 허브를 이용한 음식들로 봄의 향취와 함께 건강을 지켜보자.
적절한 양의 칼로리와 단백질 섭취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체내 건강과 면역기능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 단백질은 고기류, 생선류, 두부, 계란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물론 단백질 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칼로리 섭취가 과다해져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매끼 먹되 양이 지나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기름기 많은 고기보다는 생선, 두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봄철에 많이 출하되는 조기, 병어, 대구, 민어, 도미와 같은 흰살 생선이나 꽃게 등은 담백한 맛을 낼 뿐 아니라 소화하기도 쉬우므로 이들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외에도 준치, 오징어, 삼치, 꽁치, 고등어, 대구 등의 생선류도 봄철에 많이 사용해 볼 수 있다. 생선류는 단백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불포화지방이 함유되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조개류 역시 봄철에 많이 출하되는데, 조개류에는 각종 ‘필수 아미노산’과 함께 ‘글리코겐’, ‘타우린’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우리 몸에 유익한 생리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칠 맛이 풍부해 입맛을 돋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건조한 날씨, 수분 섭취가 필요
흔히 커피, 주스, 탄산음료 등의 음료의 형태로 수분을 섭취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물을 하루에 5~6컵 이상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커피와 같이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수면을 방해하여 봄철에 느끼는 피곤함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카페인 음료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는 1일 1~2잔 이상 마시지 않도록 하고 대신 녹차 등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다. 최근 각종 허브차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이 역시 수분과 함께 그윽한 봄의 향취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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