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은 미운 부위가 아니라 더 사랑하고 싶은 부위를 위한 겁니다”

환한 분위기가 병원 같지 않았다. 그윽한 음악마저 흘러 하마터면 새로 문을 연 카페에 들어선 듯 착각할 뻔했다. 단정한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들의 미소는 아름다웠으며, 안내를 해주는 목소리에는 다정함이 듬뿍 배어 있었다. 화이트클리닉 김종호, 박정웅 원장이 그토록 강조해 마지않던 ‘찾아가면 기분 좋은 공간, 언제나 열려 있는 화이트클리닉’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됐다. 뾰족한 주사기와 매캐한 소독약 등 병원 특유의 요소들에 은근한 트라우마를 가진 필자에게는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었다. 적어도 그곳을 방문하기 전까지 병원에서의 인터뷰는 곧 귀곡산장에서의 그것으로 여겨질 만큼 두려웠을 정도였으니까.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픈 독특한 매력

의술과 의료행위는 오직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영역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고, 견디기 힘든 고통에 허덕이는 이들에게는 치유의 안식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성형외과 분야는 의술이 아닌 ‘미용’의 분야로 매도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산업화 시대 이후 불어 닥친 외모지상주의와 더해져 더욱 왜곡됐다.

   
 
하지만 분명히 명심해야 할 점은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은 그 명제나 영역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성형외과 역시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의술을 행하는 병원이기 때문이다. 환자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하는 육체를 성형해 의기소침한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것은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신장을 이식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행복이나 불행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것은 결코 눈으로 만지거나 의료기기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지요. 기자님이 주사기와 소독약 냄새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듯이 누군가는 자신의 삐뚤어진 입이나, 지나치게 낮은 코 때문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라는 것이 이렇듯 상대적인 것이거든요.”

화이트클리닉 김종호 원장은 간간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김 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니, 처음 병원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카페의 느낌은 오간 데 없고, 삶의 피로와 노고를 다 풀어놓아도 좋을 심리상담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이는 화이트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김종호, 박정웅 원장이 확고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병원운영 철학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환자는 사람이며, 사람은 곧 사랑이다.”

이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두 원장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포근했다. 흔히 성형외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인 ‘견적’, ‘비용’ 등 세상적인 느낌보다도 계속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싶고, 상담을 이어가고 싶게 만드는 독특한 힘이기도 했다.

지역사회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화이트클리닉은 최신설비와 최고, 그리고 최선의 실력으로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성형의 수도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까지 입소문이 난 곳이다. 성형의술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눈부터 코, 쁘띠, 가슴, 안면윤곽, 지방, 멜로디시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성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최첨단 레이저 의료장비를 통한 피부클리닉까지 운영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환자의 범위와 폭은 매우 넓은 편이다. 이 정도의 장비와 실력이라면 성형의 메이저리그라 할 수 있는 강남으로 진출해 큰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농담 섞인 질문에 박정웅 원장은 자세를 가다듬으며 답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이곳 대구에도 똑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수도와 지방은 행정적인 이유로 분류된 것이지 그 어떤 인간적인 이유가 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저희는 대구에서 터를 잡고 지역사회의 성형의술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성형은 곧 예술이라 믿는다는 화이트클리닉의 김종호, 박정웅 원장. 그들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희망의 전도사요,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닌 더 좋게 개선해 주는 것이 곧 성형이라는 철학을 가진 예술가들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진료를 마친 후 밤이 늦도록 최신 학술지와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그날그날의 진료와 수술에 대해 끝없이 토론을 이어가는 천생 의사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두 원장은 무분별하고, 불필요한 미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성형외과와 미용실이 분명하게 다르듯, 성형수술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의료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상에 완벽한 아름다움이 있을 리 만무한데, 여기에 인간의 본성인 욕심이 더해져 본래의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경고였다.

“병원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또한 자주 쓰는 편입니다. 병원을 함께 이끌고 있는 간호사들을 비롯한 스탭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바로 사랑입니다. 저희가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듯, 고객들이 진심으로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으면 하는 게 간절한 바람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 어떤 고가의 성형수술을 해 드린다고 해도 그 분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김종호 원장은 성형수술을 고려하고 있거나, 결정한 사람들은 거울 앞에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권유했다. 본인이 얼마나 잘 생겼는지, 예쁜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찬찬히 짚어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자신의 외모에서 ‘미운’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더욱 사랑하고 싶은 부위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성형수술의 시작이라고 했다.

사랑, 사랑 그리고 사랑

두어 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사랑’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 익숙한 단어는 마치 달콤한 고농도의 초콜릿처럼 입맛에서 단맛을 냈다. 요즘 두 원장이 늦은 시각까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분야는 통증을 줄이면서도 회복이 빠른 시술법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바쁘고 분주한 세상이기에 환자들이 최대한 간단하게 시술하면서도 빠르게 회복되며 높은 만족도를 드러내는 수술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자나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감추고 찾아왔다가 얼굴을 드러낸 채 환하게 웃으며 병원을 나서는 이들을 보는 게 가장 큰 낙이자 행복이라는 김종호, 박정웅 원장. 화이트클리닉을 한 번쯤 찾아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거울 보며 ‘사랑합니다’라는 혼잣말을 몇 번 읊조리고 가기를 권유한다. 사람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결국 미소와 희망으로 이어지는 화이트클리닉의 ‘사랑하기’는 일반인이 감당하기에 수월치 않을 정도로 달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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