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살아있는 고등어를 일본에 수출하다

2,500년 전 사람인 공자도 생선회를 즐겼다. 생선회의 역사는 그만큼 유구하다. 논어 향당 편에는 “밥은 흰쌀밥만 좋아하지 않으셨고, 회도 잘게 썬 것만 좋아하지 않으셨다. 쉬어서 냄새가 나는 밥과 상한 생선, 썩은 고기는 드시지 않았다”고 나와 있듯 공자의 식습관을 알 수 있다. 공자는 넓적하게 포 뜬 회나 잘게 썬 다금바리 등 가리지 않고 다 잘 드셨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옛 선조들도 생선회를 즐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 중기 실학자 홍만선(1643-1715)의 「산림경제」와 조선후기 의관(醫官)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에도 회를 먹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살아있는 국내산 고등어, 국내 최초로 수출길에 오르다

   
 
고등어는 회중에서 먹기 까다로운 생선으로 손꼽힌다. 쉽게 부패되기 때문에 잡는 즉시 빨리 회로 떠야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고등어회하면 당연히 제주산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제주산 고등어는 어떻게 서울까지 운송되는 걸까. 산소에 민감한 고등어를 살아있는 상태로 서울까지 운반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서울에서 판매되는 제주산 고등어 회는 대부분 활어(活魚)가 아니라 일단 죽여 숙성시킨 선어(鮮魚)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비양심적인 업주들은 고등어 선어회를 활어회로 둔갑시켜 파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제 전국 어디에서나 고등어 회를 살아있는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에 위치한 활고등어 전문 프랜차이즈인 고등어와 친구들(052-247-0009)의 백만권 대표가 개발한 고등어 전용 수족관이 바로 그것.

백 대표는 직접 개발한 고등어 전용 수족관을 이용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산관련 유통·요식 업체인 ㈜후지아와 활고등어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는 “일본에서도 고등어 전용 수족관은 없는데다 세계에서도 맛이 최고로 꼽히는 제주 근해 참고등어를 살아 있는 상태로 신선하게 맛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일본인들이 큰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직 방송국 기자 출신, 생각을 현실화하다

전직 인터넷 방송국 기자 출신인 백 대표는 3년 전 고등어 양식장에 취재를 하러 갔었다고 한다. 그 때 취재를 하면서 ‘고등어를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만 가능하다면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등어 전문 횟집을 차리고 고등어 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과 고등어 전용 수족관 개발에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고등어는 부패가 빨리 되는 어종이라 금방 회를 떠서 먹지 않으면 비린내 때문에 먹지를 못합니다. 때문에 고등어를 전문으로 옮기는 전용 트럭으로 옮겨도 대부분이 죽습니다. 그래서 고등어가 죽지 않고 전국의 각 횟집으로만 갈 수 있다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죠.”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백 대표는 바로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고등어 전용 수족관을 연구·개발하기를 2여년. 드디어 그는 한 달 동안 이상 고등어가 살 수 있는 고등어 전용 수족관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백 대표의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더불어 대학 때 그가 기계공학을 전공한 것이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백 대표가 개발한 고등어 전용 수족관은 원통형의 모양은 일반 고등어 수족관과 똑같지만 배설물 등이 바닥에 가라앉는 찌거기와 거품이 수족관 밖으로 자동으로 배출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수질이 오랫동안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수족관에 들어간 고등어는 먹이를 먹지 않지만 고등어 전용 수족관에서는 고등어가 먹이를 먹기 때문에 손님들이 고등어를 회로 먹을 때 식감 또한 풍부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활고등어 회, 일본인들의 입맛을 훔치다

모든 음식은 먹는 방법에 따라 그 효능이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고등어에는 동맥경화 예방, 혈관 확장, 혈소판의 응집 억제, 혈압강하, 혈중 지방 등의 작용을 하는 EPA, 건뇌, 치매 예방 작용이 있는 DHA 등의 고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B2와 철분이 많아 피부 미용과 빈혈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등어를 이용한 조리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살아있는 고등어를 회로 먹었을 때 고등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분들을 다량 섭취할 수 있다.

고등어와 친구들의 활 고등어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활어는 회를 뜨는 방법과 피를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좌우된다. 이에 백 대표는 다년간의 노력으로 고등어 회를 뜰 때 직접 개발한 방법으로 한번에 피를 제거해 회의 맛을 더욱 살리고 있다.

고등어와 친구들에서는 활고등어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등어 초절임회와 고등어 회초밥을 비롯해 노릇노릇하게 구워 기름이 좔좔 흐르는 고갈비, 묵은지에 돌돌 말아 푹 익힌 묵은지 고등어조림은 그야말로 꽃등심 부럽지 않은 밥 도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등어는 지방을 최대 20%까지 저장, 참치 뱃살 못지않게 부드럽고 담백해 회나 초밥으로 단연 손꼽히고 있다. 서민음식이라는 편견을 깨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꾸고 있는 고등어와 친구들의 백 대표. “활어 상태로 수출되는 고등어는 선어나 냉동에 비해 가격이 훨씬 높기 때문에 고등어 전용 수족관과 활고등어 수출은 ‘국민생선’인 고등어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해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의 바람처럼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어디에서나 고등어와 친구들의 활고등어 회를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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