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420, 기능성 양파 등 우수한 신품종 꾸준히 선보이며 해외에서 각광받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채소분야 개인 육종가들은 고추, 배추, 무 등 육종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인 작물들을 포함해 양파와 같이 수익성이 높은 과채류들의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산 양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육종 소재와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양파 개인 육종가 조동연 박사는 국내 실정에 맞게 양파 품종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양파’와 같은 사람으로 불리고 있는 양파 개인 육종가 조동연 박사는 현재까지 육성한 양파 신품종이 20여 종이 넘으며, 품종 또한 국내 종자회사 여러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조 박사가 육종을 시작한 것은 20년 전 서울종묘에 입사한 후 양파와 파를 담당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1999년 개인육종을 하면서 현재까지 양파육종에만 전념한 조 박사는 “일본은 국내보다 양파 육종이 50년 정도 앞서 있다. 이에 동일한 시장접근 방식으로는 국내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도 양파 품종은 일반 종 위주였고, F1(일대잡종) 및 웅성불임계통도 없었다. 마침 조생종 F1조합 몇 가지를 선발해 시험한 결과, 일본 품종보다 내한성이 월등하고 순도도 높아 육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조 박사가 육종을 결심하게 된 시기에 육성된 계통들이 5년 뒤 신품종이 되어 시장에 나왔다. 그가 주목한 시장은 조생종과 중조생종 시장이었다. 410, 418, 420, 430, 510 등 수확시기를 따서 조생종 신품종 이름을 붙였다. ‘520’은 중조생 품종으로 육성되었고 현재 조생종 양파시장도 일본 종자회사에서 품종을 내놓을 정도로 많이 성장하였다. 이에 양파 시장을 확장시킨 데는 그의 신품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에 맞는 양파품종 선보이며 해외에서 각광

육종연구는 전남 해남군에서 이루어진다. 해남은 기후대가 다양하여 양파 육성시험에 최적지다. 땅 끝으로 갈수록 따뜻해지고 내륙으로 들어가면 추워진다. 하우스 4,000㎡(1,200평), 노지 5,300㎡(1,600평) 등 한자리에서 시험연구를 진행하며 신품종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 박사는 “기초조사를 거치면 연간 양파종자판매량은 20년 동안 똑같다. 현재까지도 중생종 양파종자시장은 일본종자가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이점으로는 중생종 시장이 전체 양파종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었다는 부분이다. 조생종 또는 중조생종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생종, 중조생종 시장이 확장되기까지 국내농업환경에도 여러 작용이 가해졌다. 밭떼기 또는 수매 형태로 출하하는 양파는 한 지역에서 많은 농가가 재배하는데, 중생종 수확시기에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고 인건비도 해마다 오르는 악조건에 양파 수확 시기마저 장마와 겹친다. 이러한 생산비 부담과 상품성 유지의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중조생 시장에 주목하게 된다.

“요즘은 양파 저장업자들도 33만㎡(10만 평) 계양재배를 하면 13만-17만㎡(4-5만평)는 중조생종을 할 정도로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 당시엔 일본 품종 때문에 종자가격이 비쌌지만, 국산품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현실화 되었다. 품질도 일본 품종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조 박사는 개인 육종을 통해 궤도에 오르면서 ‘한터505’품종을 2005년 일본 다키이종묘에 수출하였고, 양파종자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의 신품종은 중국으로도 진출하였다. 중국에는 고정종(일반종)이 대부분인데 수량과 품질면에서 월등한 F1계통조생종 400㎏을 수출했다. 양파는 수집한 계통에서 형질이 고정된 품종이 나오기까지 12~14년은 족히 걸린다. 또 웅성불임라인이 있느냐 없느냐가 육종의 핵심열쇠다. 웅성불임라인이 없으면 F1(일대잡종, 웅성불임계통)을 만들 수 없다.

   
 
웅성불임은 T 타입과 S타입 2가지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T타입에는 유전자 5가지가 관여하는데, 이중 화분이 나오는 개체가 3~7% 섞여있어 순도를 맞추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S타입은 유전자 2개가 관여하기 때문에 F1종자 순도를 맞추기가 쉬워 S타입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웅성불임 계통이 빈약해서 시장에 잘 대처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시장 흐름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는 조 박사는 육종단계의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식당과 급식용 양파의 경우 크기가 큰 양파를 요구하는 반면 가정용 양파는 점점 작은 것을 선호하는 추세라 이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는데 몰두할 것이라 덧붙였다.

기능성 양파 개발에 몰두하다

양파 구의 크기를 재배농가가 조절할 수 있는 품종 개발에 성공한 조 박사는 파종 시기나 재배관리를 통해 양파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은 영양적으로도, 친환경재배를 고려해도 문제없다고 전한다. 특히 ‘한터420’은 대한민국 우수 품종상 농림부 장관상에 빛나는 그의 품종으로, 2010년 최초로 조동연 박사의 이름을 걸고 농협종묘개발센터를 통해 신품종 ‘알지오’를 판매하기도 했다. 컬러양파의 시장도 제법 확장되어 적색양파를 출시한 조 박사는 R1숙기는 빠르고 장기보관에 좋은 품종이고 R2는 숙기가 늦지만 구가 크게 형성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기능성 양파 시대가 올 것이다. 겉껍질이 녹색인 양파는 일반 양파에 비해 항산화 물질 함량이 높다. 이에 김치전용 양파를 육종하였는데, 100g 전후로 식감이 좋아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덧붙이는 조 박사는 개인 육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바라던 여러 회사의 품종을 한군데 모아 재배 실험해 평가하는 ‘field day’를 실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육성된 품종들의 품질을 저평가하는 농가들이 있어 속상하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비교·평가해 줬으면 좋겠다. 무나 배추처럼 종자시장이 큰 작물에만 관심을 가져 아쉽다. 국내 양파가 국외산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세계적인 품종임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빠른 시일 내 다가오길 바란다”는 조 박사는 전남대학교,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웅성불임유지라인(B-line)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마커를 개발하는 등, 우수한 신품종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국내 양파 육종의 대가로 거듭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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