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이 없는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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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때문에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이 없는 한 해
  • 김영식 경영이사
  • 승인 2013.01.0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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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천천히 갚을 수 있는 기회, 희망을 주시라

가계부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체 가구의 부채증가율은 둔화 추세지만, 빚을 진 가구는 오히려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0~50대와 자영업 가구는 여전히 가처분소득에 비해 많은 금융부채를 갖고 있었다. 이는 수 년째 지속되고 있는 내수시장 침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달 21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그리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는 5,291만 원이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1.7% 늘어난 수치지만, 증가폭은 전년도 12.7%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었다. 가계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금융부채(3,599만 원)로 나타났다. 그리고 임대보증금(1,693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체 부채액의 68%에 해당하는 규모다. 빚을 지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64.6%로 전년도에 비해 1.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평균 부채액은 8,187만 원으로 1.2% 줄었고, 이들 가구의 절반은 전년도보다 1.0% 적은 3,050만 원 이하의 빚을 지고 있었다. 이는 1년 전보다 비교적 소액의 부채를 진 가구가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금융자산은 전체 자산의 7,885만 원, 실물자산은 2억 4,639만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늘어난 24.9%, 실물자산은 그만큼 줄어든 75.1%였다. 평균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억 6,203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6.7% 늘었다. 순자산 중앙값은 6.1% 증가한 1억 3,818만 원이었다.

가구의 재무건전성은 1년 전보다 개선됐다.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6.8%,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63.8%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같은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7.3%,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67.5%로 각각 0.1%포인트와 4.1%포인트 줄었다. 금융부채와 원리금상환액보다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6.0%포인트 줄어든 103.6%,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1.3%포인트 감소한 17.0%를 기록했다. 빈곤지표를 보면 1인 가구와 노인겵떼?祖孫)가구, 무직자가구의 어려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빈곤률은 50.1%, 취업자가 없는 가구는 66.7%, 노인가구와 조손가구는 각각 67.3%, 59.5%에 달했다.

전체 가구의 빈곤율은 16.5%, 빈곤갭은 34.5%다. 빈곤율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중앙값의 50%에 해당하는 빈곤선 아래 있는 인구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빈곤갭은 빈곤층 평균소득이 빈곤선 대비 얼마나 아래로 내려와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오는 2월 출범예정인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가계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가계부채는 위에서 나열한 수치와는 별도로 체감부채라는 것이 있다. 경제학적으로는 설명하거나 측정하기 힘들지만, 현실 속에서 체감하는 고통의 수치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쉽게 말해서 당장 주위 사람들에게 각자 가지고 있는 부채의 규모를 물어 보면 당장 알 수 있는 문제다. 빚은 부끄러운 허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주위에 부채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국민의 대부분의 적든 많든 빚을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빚이 또 다른 의미의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부채와 변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경제활성화의 한 방안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가계부채는 이미 그 수준을 넘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새로 출범하게 되는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다. 적어도 빚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사라지게 만들어 주시라. 살아서, 천천히 갚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희망을 달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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