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아일여(石我一如)경지에 이른 수석지킴이
회원 모두가 혼혈일체로 올바른 수석문화 정착위해 노력

수석은 동양문화 특유의 전통과 형상의 기묘함으로 환상적인 미감(美感)을 발산시켜 산수의 온갖 풍경을 연상케 한다. 인공이 전혀 가해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어 회화적인 색채와 무늬의 아름다움의 조화는 타에 추종을 불허한다.

수석 통해 인생 전환점 찾아
보여 지기만 하고 느낌이 없다면 그건 그냥 돌멩이일 뿐이다. 하지만 수석은 단순한 돌이 아닌 역사의 발자취가 될 석록과 빛나는 기억의 아름다움에서 자연의 풍치를 맛보며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이 창조한 자연의 축소물이며 조형 예술품이다. 수석을 통하여 자연과의 만남을 이루고 거짓 없는 자연의 순수성과 섭리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연우회(韓壽硏友會)의 조규식 초대회장은 무쌍한 돌의 변화를 보며 인생의 무상하고 굴곡 많은 여정을 살아오며 파란 많고 어려웠던 스스로의 삶을 수석에 중첩시켰다. 돌의 삶과 자신의 삶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석아일여(石我一如)의 경지에 오른 수석계의 원로다. 조 회장은 자신이 수석을 접하면서 육체와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수석이 가진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수석문화 보급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그를 만나 수석의 매력과 함께 향후 한국 수석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수석 통해 인생 전환점 찾아
한수연우회(韓壽硏友會)의 초대회장을 지낸 조규식 회장은 20여년전 우연한 기회에 수석을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인생에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갑작스레 닥친 병마의 고통으로 인해 힘든 시절을 겪었을 때에도 수석을 접해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수석의 매력과 돌 안에 담긴 삼라만상의 묘미를 이해하게 된 조 회장은 마음을 비우고 매사에 정진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수석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준 인생에 길잡이요, 동반자이다.
조 회장은“저는 한 점의 돌에서 커다란 기쁨을 맛보았고 돌로 인하여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들과 교분의 정을 두텁게 하며 하루하루를 넉넉하게 살아올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살아 온 수석인생을 회고했다. 수석인에 대한 안 좋은 견해로 지나친 탐석활동으로 자연을 훼손시킨다고 하지만 이는 일부 잘못된 수석인들로 인해 야기된 인식일 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석애호가와 비수석인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집어든 돌을 내려놓을 때라고 한다. 애호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돌을 내려놓을 때 돌을 사랑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반면 비수석인은 가차 없이 내 던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돌을 버리는 모습을 보면 그가 애호가인지 아닌지 분명히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조 회장은“비록 자기 눈엔 들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의 눈에 들 수도 있는데 혹여 상처를 내서 다른 이에게도 선택받지 못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돌이 오랜 세월이 지나 좋은 수석이 될 수도 있는데 자칫 깨지거나 부서져 그 기회를 잃을까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안목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이고,오랜 세월이 지난 후 좋은 수석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믿음이다. 수석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돌을 버릴 때 겸손과 믿음을 함께 버리지 않으며, 돌 하나에 대해서도 그 다음의 인연과 이후의 세월을 배려하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각별한 돌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며 진정 자연을 사랑하는 수석인으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한수연우회 초대회장을 역임
전국 엘리트 수석인들로 구성된 한수연우회(韓壽硏友會)는 1993년 발족하여 약 5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위 수석회로 전국적인 조직망을 이루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수석문화의 선두에 서 있는 한수연우회는 사실 초대회장을 지낸 조규식 회장의 숨은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
한수연우회에서는 책자발간 및 전시회 홍보 등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수석의 매력을 느껴 함께 하길 희망한다. 강, 바다 등 자연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진 탐석활동의 특성상 회원 대다수가 여행과 풍류를 즐기며 전국의 수려한 자연환경이 펼쳐진 곳에서 회원전을 개최해 오며 전국전의 규모로 개최하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협회 및 동호회와 교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의 수석문화 현실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수연우회에서는 격년 전시회와 책자 ‘돌사랑 철학’ 발간 및 하계수련회를 통해 수석에 대한 연구와 함께 감상법 및 연출과 양석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수석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여 올바른 수석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회원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1월 19일부터 27일까지 국립 전주박물관에서 한수연우회 창립 12주년 기념 수석 회원전을 열었다.‘발견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는 전국 회원들이 출품한 희귀한 문양과 형상을 가진 문양석 및 형상석 150여점이 전시되어 관람객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에 선보인 수석들은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나 서해로 지는 노을의 문양, 나무에 앉은 새,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모습을 닮은 망부석(望夫像), 참선에 든 선승의 탈속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인물석, 타원형 모양의 돌 위에 하얀 이끼가 낀 원적(圓寂) 등으로 태고적부터 간직한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은은한‘돌의 향기’를 뿜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복잡한 현대 생활 속에서 잠시 수석의 세계를 산책하며 축경미를 감상하는 것도 값진 일이라 본다.

한수연우회 조규식 초대회장 인터뷰
“많은 사람들이 수석을 감상하는 안목이 높아지길 소망합니다”
하나의 수석에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상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아는 만큼 보인다’ 고 생각한다. 자신이 살아온 삶과 지식, 보는 안목 등에 따라 수석을 바라보는 시각도 천차만별인 것이다. 수석은 역사가 그려낸 자연 그대로의 산물로서 수석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그 매력에 매료된다.
한수연우회는 단순히 수석을 감상하는 모임을 벗어나 수석의 연구를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들여다보고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는 유구한 유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자연이 주는 혜택과 그 아름다움을 소홀히 하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며 되도록 많은 이들이 수석활동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혜택을 즐기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웰빙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진정한 건강은 자연과 함께 동화될 때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수석이야말로 육체와 정신건강을 동시에 만족 시키는 진정한 웰빙레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만년의 사연과 억겁의 세월을 일구어낸 산물로서 인간의 범주를 떠난 자연의 위대한 작품인 수석의 철학은 갈수록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이기심이 팽배해지는 이 사회에서 인간성 회복을 이루는 작용을 할 것이다. 매일 집안에서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어가는 청소년들에게 적극 수석을 권장한다면 이들의 정서함양과 인성향상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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