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FW 발족해 다문화인 소통 위한 국제사회 ‘징검다리’ 톡톡

매년 12월18일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협약총회에서 채택한 이주노동자권리협약 채결을 기념하는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을 맞아 이주노동자를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주민도 한가족’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이주민의 날’을 큰 축제로 승화시켜 준비하고 있는 국제사회복지정책위원회(ICFW) 신광열 회장을 만나 다문화사회의 의미와 복지에 대한 철학, 행사준비 과정을 들어봤다.

“다문화사회, 국제적 협력 위해 2007년 ICFW 발족

“삶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곧 복지 아니겠습니까.”
신광열 ICFW(International conference on foreigners welfare/www.
icfw.co.kr) 회장의 복지철학이다. 신 회장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150만 외국인들, 그중 8만여 명이 거주하는 인천광역시 홍보대사를 2007년부터 맡으면서 다문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문화 가정의 삶의 질과 복지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많은 다문화가정과 교류하며 바람직한 삶을 영유하도록 돕고 있다. 가령 자녀교육, 병원 이용, 언어소통, 유학생들의 삶의 체험, 비자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각국 대사관의 노동담당관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개선방안을 제시, 가시적인 성과도 얻고 있다. “다문화사회 속에서는 차별적인 생각을 갖지 말고, 우리나라에 온 손님이기 때문에 인도해주고, 노동자들은 고마운 존재이며, 기본적인 인권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기혼자들에게는 미래 대한민국의 훌륭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한국 어머니들의 보다 큰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며느리를 사돈지간처럼 지내야 합니다.” 신 회장이 창립한 ICFW는 결혼이주민 여성을 비롯한 이주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등 우리 사회의 다문화 구성원으로 활약하는 이들의 애로사항을 각국 주한대사와 논의하는 한편, 중앙정부 및 관련기관과 소통함으로써 한국 다문화사회가 국제적 차원에 이르는데 힘을 모으기 위해 지난 2007년 발족됐다. 신 회장은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 훨씬 이전부터 한국사회의 다문화로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송도에 국제 신도시가 들어서고, 서울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은 국제적 하이브랜드 가치창출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문화는 우리가 매우 중요시 여겨야 할 대목입니다. 글로벌시민으로서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 다문화를 통해 창출될 가치는 수치로 따질 수없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앞세워야 하는 것은 바로 ‘소통’이라고 봅니다. ICFW는 각국 주한 대사관을 비롯한 중앙정부및 관련기관과 다문화인들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국제사회로의 징검다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KBS 라디오 3년째 출연, 다문화사회 ‘홍보’…사회복지 및 다문화의 ‘상징’
ICFW는 겉으로 보기엔 거창한 국제기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직원이라야 외국인 1명과 그가 몸담고 있는 부평사회복지관 직원, 그리고 봉사자들이 전부다. 그래도 사무실을 유지하고 운영하다보면 경비도 필요한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전혀 없고 자비로 충당할 만큼 힘들다고 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각국 대사관들과 이민, 교육, 문화교류 등을 서로 공유하며 언론을 통해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박영주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국인입니다’(매주 월요일 오후3시 방송)에 3년째 고정게스트로 출연하며 한국의 다문화사회 발전의 정책 홍보를 펼치고 있다. 보통 라디오 게스트의 경우 대부분 일정기간이 지나면 바뀌는데 반해 신 회장의 롱런비결을 담당PD에게 물었다. “다문화에 대해 이만한 대답을 해주시는 분이 없습니다. 다문화복지의 뿌리를 튼튼히 하시려는 것이겠죠. 각 나라 대사들을 만나시고, 정책적으로 반영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애쓰세요. 우리는 그걸 방송으로 전해 다문화사회를 확장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고요.” 이와 같은 대외적인 활동 외에 신 회장은 청소년리더십교육과 사회복지전문인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복지실현’을 위한 또 다른 근간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부평종합사회복지관(PPCWC) 관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는 신 회장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의 복지사업은 물론 ‘21세기 청소년리더십프로그램’과 전문사회복지사 양성프로그램인 ‘PPCWC아카데미’를 실시해 사회복지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현대사회의 다양화된 지역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의 엘리트적 역량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신 회장은 이밖에 국제토론대회를 통해 선발된 자들을 국제적 다문화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하는 한편, 참가자들 간에 국제사회 네트워크를 형성해 대한민국 다문화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국제미스다문화선발대회’를 주최하고,‘i-다문화신문’(I-MSN)을 한글·영자 신문으로 발행하는 등 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한 다각적 접근을 시도해 나가고 있다.

“올해 ‘이민자의 날’, 이주자들 큰 축제로 만들고파”

신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요즘 12월18일 개최될 ‘제2회 이민자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주한 대사들이 다문화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임기가 끝나고 한국을 떠나게 되면 곧 잊어버리기 쉽다”며 “하지만 대사들은 한국의 다문화 문제만큼은 다 함께 공감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에 행사를 통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고 해결점을 공감하는 자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집을 떠난 사람이라면 당신도 이민자이다’라는 신 회장은 이번 ‘이민자의 날’도 큰 축제로 기획하고 만들고 싶다고 했다. 비록 예산이 없어 거창하게 치르진 못하더라도 이날만은 이주자들이 서로 함께 웃고 즐기는 국외 타향살이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 신 회장은 이와 관련, 여러 가지 구상을 내놓았다. 근면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에게 상을 수여해 한국에서 사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명예를 더 높여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인정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선출, 수상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다문화 올림픽’이라든지, 아파트 단지 주민모임에 ‘다문화 가정 초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또 이번 행사에서 “대형 퍼레이드 및 종합토론의 장을 마련해 내·외국인들에게 다문화 과제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오랜 유학생활로 영어가 유창한 신 회장은 영어실력이 대단하다고 하자, “국제사회의 회의에 참가하면서 많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정부의 유관부처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 회장은 끝으로 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이나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며 쓴소리도 내뱉었다. 신 회장은 “다문화 가족에 대한 교육, 문화 등 정책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데 대선 후보들이 여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과거에 비해 점점 빠르게 커지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가 적극 찾아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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