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플러싱 156번가 일대의 도로명을 '위안부 길(comfort womem memorial way)'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 중인 뉴욕한인회 한창연(58)회장이 23일 오전 한인회 회원 10여명과 함께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한창연 회장은 추모비와 흉상, 역사관을 둘러본 뒤 강인출(84) 할머니 등 피해 할머니 다섯 명과 함께 했다.

한 회장은 미국에 기림비를 건립하는 등 한국 내에선 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국사회에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한편 일본정부의 사과를 받아내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미국 팰리세이즈파크시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는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 예전에 위안부 문제를 표면화하는 데 앞장서기보단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일본의 한 의원이 미국을 방문해 재정지원을 대가로 기림비를 헐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말을 듣고 '이대로 있어선 안 되겠다. 가능한 한 많은 기림비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 위안부 기림비 언제, 어디에 세워지나.

▲올 11월9일 뉴저지주, 내년 2월쯤 뉴욕 플러싱의 '한국전쟁 UN 참전용사 추모비' 옆에 각각 세울 예정이다. 뉴저지주에 세우는 기림비는 사정상 아직 장소를 공개할 수 없다. 플러싱은 약 15만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 기림비는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나.

▲모양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2m 높이 비석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이번에는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중립적인 표현 대신 그동안 일본정부가 사용을 꺼려왔던 '성노예(sexual slavery)'라는 단어를 직접 표기하기로 했다. '성노예'라는 단어을 통해 일본의 약탈적 행위를 표현하고자 했다.

-- 그동안 활동에 어려움은 없었나.

▲올해 위안부 추모 우표를 발행하기로 했다. 근데 이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와 계약을 맺은 우표발행회사가 갑자기 계약을 취소했다. 한인회 측에선 일본사회가 단체행동을 나서 회사쪽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회사에도 계약을 의뢰했지만 모두 비슷한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추모우표 계획은 실행할 것이다. 그 외 어려운 점은 아직 없다.

--직접 피해 할머니를 뵌 소감은.

▲미국내 활동들이 괜한 의협심에서 비롯됐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 할머니 한 분 한 분 손을 잡아보니 귀로 듣고 눈으로만 읽었던 역사가 이곳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뉴욕한인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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