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마리엘카 팡게츄 관광경제부 장관 방문, 민간 친선 교류의 협력모델 제시

지난 9월23일 인도네시아 관광경제부 장관이 인도네시아센터를 방문했다. 주한인도네시아관광청 대표 김수일 교수의 초청으로 부산을 찾은 마리엘카 팡게츄 현지장관은 다이나믹한 인도네시아의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지역경제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의 시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마리엘카 관광경제부 장관은 인니정부에 보여준 한국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풍력이 아름답고 문화유적이 풍부한 인니관광에 부산시민이 많이 찾아 민간교류의 선본장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민간 친선의 다이너미즘(dynamism)으로 실질적 외교관계 열다

민간역활이 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민간의 친선. 우호적 분위기가 정부차원의 외교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고 자연스러운 대(對) 여론외교라 볼 수 있어 외교적 용어로는 ‘퍼블릭디프로마스’(public diplomacy)로 정의한다. 즉, 민간외교가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는 모멘텀이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금곡동 인도네시아센터를 찾은 마리엘카 장관은 경제협력분야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인니에 많이 진출하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식경제분야나 문화관광분야의 폭넓은 교류를 희망했다. 본지를 대표하여 현지 관광부처장관으로 한국 관광업계에 바라는 사항과 인니 관광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서 마리엘카 장관은 현재 한국 여행객 32만 명 정도가 좀 더 증대되어 교류 활성화를 기대했고, 유네스코 8개 군데가 인니에 지정되어 수려한 자연경관과 리조트 등지에 관광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특히 해양부분인 다이빙, 낚시 등 해양스포츠가 관광 경쟁력이 될 것이라 알려줬다. 또한, 부산을 포함한 영남지역 인구 1,000만 명을 위해 인도네시아 직항로 개설 필요성에 동감을 표하면서 부산-서울-발리 등지로 운행하는 직항로 운행편수를 늘이고 국내 항공선 연결을 원활하게 하는 등, 수속절차 간소화에도 방법을 강구중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센터가 한국과 인니 간 교류중심역할에 대해서 현지 정부차원의 지원책을 묻는 질문에는 인도네시아센터가 문화교류 중심 역할이 더 빛나도록 비자나 각종 온-오프라인 정보를 제공해 나가도록 지원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는 답변도 내 놓았다. 

한국의 경제 요충지 ‘인니’  민간과 정부의 새 협력모델 갖추고 노력할 때

최근 남중국은 군사적 긴장관계로 동남아 군사력강화, 군수물자 구입이 눈에 띄게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정부와 기업은 인니의 천연자원, 에너지 광물자원의 젖줄이 되는 원료시장을 잘 활용하고 동남아 국가의 군수물자 공급처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양국관계가 최상으로 유지되는 게 관건이다. 오랜 직업외교 생활에서 얻은 김수일 교수는 민간차원의 우호적 교류가 이상적인 국가 간 협력모델이 되는 지름길임을 익히 알고 있어, 인니대사 퇴임 후 인니 진출기업 3,000개, 교민 7만여 명, 한국식당 400여 개도 진출시켜 온 민간외교 산파역을 해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경제협력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인니수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인니는 한국의 스마트폰의 최대 수혜 국가이다. 화장품, 액세서리, 미백제가 인기품목이며, 최근 한류 붐을 타고 IT제품, 패션제품 등이 인니에서 거부감 없이 판매되고 있다. 상하수도 정수. 정화시설, 화학·기계 등 플란트시설, 발전소, 정유시설등은 한국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수출품목으로 많은 수익원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고 한류문화만으로는 인니와의 관계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인니를 주요시장으로 타깃삼아 이용만 한다면 그 수명은 얼마가지 못하고 냉소적인 국민정서에 부딪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인니국민에게 관심을 갖고 인니 정서 속에 따뜻한 배려와 관용적인 태도가 한국기업과 국민에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은 인니시민이 한류에 열광적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일본에서의 한류 붐처럼 경제적 가치를 동반하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사재를 털어 인니의 쉼터로 만들어 기부

“인도네시아가 없었다면 지금의 제 인생은 없었을 겁니다. 센터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제 작은 보답이지요.” 1992년 산업연수생으로 부산에 온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종교·문화적 차이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향수를 달래줄 공간을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6월에 준공했다. 준공식에서 니콜라스 단지 담멘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인도네시아인보다 더 인도네시아를 사랑한 김 교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줌후르 인도네시아 노동부장관도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돌아갔다고 한다. 김 교수는 “이 센터가 두 나라의 교류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부산지역 2,000여 명의 인도네시아인 이 고향집처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건물공간은 40여 년간 인니와의 교류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모든 영역이 인니의 문화를 담아내는 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 센터를 방문하는 인니들은 고향집 같은 따뜻함과 푸근함을 체험하도록 도움을 준다. 인니 교민에게는 음식이 무료로 제공되고 차도 공짜로 마실 수 있다.

한국생활에서의 고충과 하소연도 이곳에선 자유다. 김 교수 자신이 자산가도 아니고 교육자 신분으로 사재를 털어서 지은 건물이라 이 쉼터 공간을 인니 방문객들은 더 없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가슴 벅찬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김 교수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7월 라이온스세계대회에 참석한 인니회원 130여 명이 센터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부산상공회의소와 함께 인니 무역설명회에 1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개관 후 이미 양국 간 문화행사와 투자설명회, 논문발표회, 교민대표회의 등 굵직한 행사들을 치러내 양국 간 유익한 경로로 요긴하고 발전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센터가 인니와의 가교역할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는 지식 나눔의 일환으로 센터를 오픈해 문학과 언어, 철학 강좌를 만들어 문화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구체적 프로그램도 이미 10년 전부터 비전을 갖고 준비해 왔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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