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복을 누리는 어르신 옆에서 일하는 우리에게도 복된 일”

지난 9월7일 사회복지실천 60주년을 맞는 제13회 사회복지의 날에 (사)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사회복지대상을 받았다. 사회복지의 날은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사회복지시설 및 기관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지정된 날이다. 이번 기념식에서 (사)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사회복지실천과 고령화로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노인복지 개선노력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본지에서는 10월2일 노인의 날을 기념하여 사회복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노인복지 관련 제도개선 및 현안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한국노인복지중앙회 박진우 회장을 찾아 노인복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인복지의 주춧돌 ‘(사)한국노인복지중앙회’

“늙어 가는 것은 복된 일입니다. 늙어가는 복을 누리는 어르신 옆에서 일할 수 있는 것 또한, 우리에게 행복이며 복입니다”라고 박 회장은 웃으며 이야기 한다. 
전쟁 이후 돌봄이 필요한 홀몸노인을 섬겨온 선배님들의 뜻을 새겨 1954년에 시작된 노인복지사업이 60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의 (사)한국노인복지중앙회(이하 중앙회)가 되었다.
중앙회는 노인복지시설의 합리적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을 지원하며 조사, 연구, 정책건의, 교육, 훈련 등의 사업을 통하여 한국노인복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법인이 주체가 되어 설립된 최초의 노인복지시설의 모임으로 믿을 수 있고 전문성 있는 양로시설, 노인요양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운영주체인 비영리법인으로 구성되어 현재 811개의 회원시설 및 법인이 활동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복지의 과도기 시점에 있다. 이에 맞혀 중앙회는 ‘어르신과 가족과 직원이 함께 나누는 행복이 있는 노인복지전문시설’을 비전으로 철저한 인권보호, 세심한 사례관리, 맞춤형 서비스 제공, 객관성·신뢰성·전문성 있는 노인복지시설을 통하여 지역사회와 공감해야 하며 소통하는 노인서비스 제공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계부처, 임원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4만 명이 넘는 직원이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과도기의 노인복지안정을 위한 노력

박 회장은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는 노령화에 비해 60년 동안 이루어 온 노인복지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현재 시스템상 굶어 죽는 노인은 없다. 우울하여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다. 앞으로는 배고픔에 대한 복지보다 정신적, 심리적인 행복지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중앙회의 미래를 이야기하였다. 
첫째로, 국민적 신뢰를 얻는 노인복지시설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인지능력이 낮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서비스 제공기관의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절대 안 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상 질 좋은 음식재료, 기저귀를 사용하기가 어렵고, 수준 낮은 서비스 인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요양서비스제공기관의 공공성과 신뢰성 확보, 투명성을 위해 지금의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어야 한다. 이미 서비스제공기관의 충족률이 130%가 넘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서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지자체가 서비스제공기관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질 높은 서비스를 보장을 위한 서비스 인력의 안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110만여 명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인력은 30만여 명에 불과하다. 저임금, 장시간 근무, 요양서비스 이외의 노동 강요 등으로 이직률이 높은 직종이 되었다. 양질의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이 최우선 과제이다. 근로기준법을 지킬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 최소 임금 가이드라인 설정함으로써 장기근속이 가능하도록 임금을 보장하여야 하고, 비영리 기관에 근무하는 서비스 인력의 처우개선비를 지원하는 등의 복리후생 지원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 인력의 전문성 확보는 서비스 질적 수준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고급 인력이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범위에서 제외된 요보호노인들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전략이 마련되도록 해야 하며 넷째, 급변하는 노인복지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문가의 연구를 지원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여 노인복지정책 개선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요양보호사 이직률 개선을 위한 보고서, 장기요양보험제도 실행 전후를 비교한 기관운영실태 보고서, 인권매뉴얼 발간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장기요양기관 평가에 대한 논의도 시도할 계획이다. 또한, 객관성 확보를 위해 부설로 운영 중인 정책연구소를 독립법인으로 전환하여 투명성 있는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고령화와 함께 핵가족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면서 종래 가족의 부담으로 인식되던 장기요양문제가 이제 더는 개인이나 가계의 부담으로 머물지 않고 사회적·국가적 책무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복지정책이다.

사람을 위하는 일은 영리추구가 없어야

비영리법인 복지시설의 바람은 이해관계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 분들의 모임으로 비영리적인 정책을 추구한다. 이 속에는 간호사, 조무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복지사 등 모든 이들이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바람직한 복지정책으로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하길 원한다. 특히 휴먼서비스인 치매, 중풍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에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검증된 전문가가 운영하는 주체가 노인을 돌보아야 한다. 박 회장은 “사회복지법인시설은 개인요양시설과 반드시 구분되어야 하며 구분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시설은 공공의 비영리 복지시설로 사회 환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사람(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 인권이 결부된 일에 영리추구가 포함된다면 제대로 된 복지실현이 힘들다. 현재 노인학대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영리추구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설들의 구분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방법의 효자·효부 지기

중앙회 대부분의 종사자는 영리목적이 아닌 좋아서 하는 일, 봉사의 의미를 두며 노인 삶의 질이 더 나아지도록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어도 전문가들의 회의를 거쳐 노인 한 분 한 분에 대한 대처와 처방을 한다. 그래서 중증 치매, 중풍 노인을 자녀가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것이 아니라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의 효도이다. 그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시설을 중앙회에서 창출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숙제이자 비전이다. 박진우 회장은 “유사 복지시설의 불법, 편법운영을 차단하고, 국가정보시스템 강제화에 따른 체계화를 이루어 노인 한 분 한 분을 위한 아름다운 일들이 중앙회 안에서 매일같이 일어날 수 있게 각자의 임무만을 하는 것이 아닌 함께 생활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앙회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천사의 일들을 하는 4만여 명의 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누구나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또 다른 동반자의 모습으로 항상 우리 옆에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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