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부활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서산을 씨름의 메카로 성장시키기 위한 숨은 이들의 노력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출범하고 메이저리그와 유럽프로축구리그 등이 안방으로 직접 공수돼 볼거리 천국이 되었으나 씨름은 ‘국기’와 ‘민속’ 만을 내세운 채 ‘변화’에 둔감했다. 그 결과 ‘기업 이미지와 홍보가 스포츠 팀 창단과 유지의 첫 번째 이유인 기업으로부터 씨름은 매력 없는 종목으로 전락하게 됐다.

위기의 민속씨름, 변화 시급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으며 기업들은 긴축 경영의 첫번째 희생양으로 스포츠 팀을 택했다. 여기에 씨름인들 간의 끝없는 반목이 스스로 모래판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급기야 프로씨름의‘산소호흡기’역할을 해 오던 주관 방송사인 한국방송공사(KBS)마저 ‘광고수입이 확보되지 않는 프로는 제외 원칙’을 내세우며 대회 중계를 취소하는 사태에 이르게 됐다. 중계 취소는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대회 취소로 이어졌고, 일반인들에게는 씨름대회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된 것이 오늘의 ‘민속국기’ 한국 씨름의 현실이다. 이런 씨름의 현실 속에서 씨름의 부활을 꿈꾸며 자신의 사비를 털어 지역 꿈나무들을 위해 물신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가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산시 생활체육 씨름협회 회장을 맡아 서산지역 씨름발전을 위해 온몸을 다해 희생하고 있는 강희명 회장을 만나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위기의 민속씨름, 변화 시급
매번 명절 때 TV에서 빠지지 않고 중계되었던 우리 고유의 민속 씨름이 어느 때부턴가 TV에서 씨름 중계를 하지 않고 있다. 아마추어 씨름을 주관하는 대한 씨름협회와 프로팀 신창건설 간의 마찰로 인해 씨름 방송을 주관하는 KBS가 방송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물론 한가위 씨름 장사 대회 개최 역시 무산이 되어버렸다.
83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새롭게 출범했던 프로 씨름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씨름계는 참으로 암담하다. 씨름은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에서부터 시작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거기에 샅바를 잡고 싸워야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도 강조된 참 합리적인 놀이이다. 일본의 스모를 비교해 보면, 일본의 씨름인 스모는 그냥 힘만으로 상대방을 밀어내는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반면 한국의 씨름은 밭다리, 안다리, 뒤집기 등 여러 가지의 기술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고도의 두뇌를 이용한 놀이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운영을 보면 일본은 스모라는 일본 고유의 민속놀이가 국민 스포츠로 각광받는 반면에 우리 씨름은 현재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본은 스모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정부에서 많은 힘을 써왔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적자를 면치 못해 현재 프로팀은 2개 밖에 남지 않았으며, 이 두 팀마저 해체위기에 놓여 있다.
강 회장은 “빠른 경기, 다양한 기술 등 현대적 감각을 지닌 씨름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며 경기제도 개선과 경기장 환경개선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오늘날의 씨름은 힘을 강조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씨름은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많은 기술을 요하는 운동이다. 때문에 기술 씨름이 우선시하여 선수들의 기량함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야구나 축구처럼 경기일수를 늘려 꾸준히 경기를 하며 매스컴을 통해 경기 결과를 전해 국민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씨름이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주변상황에 맞춰 씨름계가 발 빠르게 대처하여 씨름을 관람하는 연령층을 다양화해야 한다. 씨름은 어른들, 나이든 노인들의 놀이라는 인식이 현재 젊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 되어있다. 젊은이들을 위주로 한 마케팅으로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인 씨름에 대한 사랑을 이어나가야 하겠다. 우리 고유의 것이기 때문에 상업성과는 최대한 배제하고 씨름의 종주국으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고 국민 스포츠를 만든 일본의 스모처럼 우리도 아낌없는 지원과 운영방식의 개선, 그리고 젊은 세대를 공략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옛날 것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현대 스포츠 씨름으로 탈바꿈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헌신적 노력으로 서산씨름 발전기여
서산시 씨름협회 강희명 회장은 최근 우수 선수 육성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체육발전 기금으로 써 달라며 1,000만원을 씨름협회에 기탁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씨름 협회장을 맡아오면서 제14회 생활체육 문화축제에 출전한 시 선수단이 단체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는 등 우수선수 발굴 및 육성에 힘써 왔다. 또 체육꿈나무들의 경기력 향상과 동호인 관람편의를 제공해 주기 위해 사비 400여만 원을 들여 씨름 연습장을 짓는 등 씨름 종목 육성 및 대중화에 앞장서 온 장본인으로 생활체육씨름연합회 회장과 생활체육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강 회장은 “자라나는 체육꿈나무들이 체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여 지역을 빛낼 우수 체육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인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지원과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껴 미력하게나마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그의 겸손한 태도에서 우리 민속경기의 씨름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민속씨름이 어려운 현실에 봉착해 있다 보니 학교체육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그는 씨름계가 어려울수록 인재양성에 주력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서산시에 초·중·고등학교 씨름부를 만들어 명실상부 서산의 초중고 학생씨름을 전국 정상권에 올려놓음으로써 서산 학생씨름의 전국적인 명성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씨름활성화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여 서산을 대외에 홍보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강 회장은 “씨름이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면 선수들뿐만 아니라 특히 연맹과 협회가 뜻을 같이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씨름계의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혜안을 내놓아 얽힌 갈등의 실타래를 풀고 모두가 단합하는 길이 한국 씨름이 살길이며 또한 그렇게 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민속씨름이 경쟁력을 갖춘 스포츠로 살아남기 위해선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씨름인들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바래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인 씨름의 계승, 발전과 강인한 민족정신 함양 및 국민체력 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서 씨름의 세계화를 통하여 체육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이바지하기를 기대해 본다.

서산시 씨름협회 강희명 회장 인터뷰
“씨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씨름은 한민족 고유의 민속놀이로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하여 우리의 전통이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씨름이야말로 모든 운동의 가장 기본이며 가장 신사적인 운동이다. 이렇듯 우수한 스포츠인 씨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씨름인들과 협회의 단합이 이뤄져야함은 물론이거니와 씨름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가져 씨름선수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학부모, 학교, 국가 등 여러 사람들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간인 만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민속경기인 씨름을 국민에게 널리 보급하여 국민체력을 향상케 하며 건전하고 명랑한 기풍을 진작하는 한편, 씨름인 및 그 단체를 통할 지도하고 우수한 경기자를 양성하여 국위선양을 도모함으로써 민족문화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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