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알아주는 기술력 … 볼빅의 글로벌 브랜드화 실현

성공한 경영인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도전정신과 기술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 개성 있는 경영철학으로 무장돼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끈질긴 집념과 열정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면서 당당하게 성공을 거둔 거인들이다. 골프볼 전문기업 (주)볼빅(www.volvik.co.kr)의 문경안 회장도 바로 그런 최고경영자(CEO)중 한사람이다.                                                 

특정 사업 분야에서 성공을 낚아챈 기업인에게는 그 사람만의 특징이 있다. 자신만의 분명한 꿈을 위해, 또 평범한 사고를 거부하고 집요하고도 끊임없는 도전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늘상 바쁘고 좋지 않은 일도 겪지만, 단 한 순간도 후회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시련과 도전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을 더 큰 행복으로 여겼다. ‘골프볼 외길 인생’, 문경안 (주)볼빅 회장의 삶도 이랬다. 지난 1988년 철강유통 업체인 (주)비엠스틸을 창업한 그가 2009년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골프공 생산전문 업체인 볼빅을 인수한 것도 도전정신 하나만을 밑천으로 선택한 승부수였다. 도전정신 하나로 적자로 허덕이던 상황에서 시작해 고속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의 최고경영자까지 올랐으니 비즈니스맨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할 만하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의 제반 상황이 달라진 만큼 똑같은 원칙을 적용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게 이유다. 다만, 분명한 한 가지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포기보다는 뚝심을 가지고 ‘도전’을 즐겼다는 것이었다.
“내가 무엇을 통해 성공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정신이 있다면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최고의 나’를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진정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기술력 앞세워 ‘볼빅의 글로벌 브랜드화’실현

그렇다면 문 회장이 꿈꾸는 목표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볼빅’이라는 대한민국 토종의 골프볼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핵심 기술의 역량을 강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화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게 핵심내용이다. 이를 위한 세부경영 전략도 이미 마련된 상태. 문 회장은 ‘볼빅의 글로벌 브랜드화’의 성패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품질경영’에서 찾았다. 실제 그는 볼빅의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기술혁신’이라는 경영 과제를 제시했다.
“눈으로 거의 구분되지 않는 볼 성능을 위해서는 기술의 차별화가 요구됩니다. 4피스 골프공은 코어(중심핵)와 두 겹의 중간층, 커버 등 네 겹 구조로 돼 있는데, 탄성과 부드러운 타구감을 겸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문 회장은 “이 기술력에 따라 효율과 신뢰성이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의 여부가 좌우된다”며 “웬만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련시장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의 정밀함과 세밀함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골프볼 생산기술은 대부분 해외 선진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기술적 독립뿐 아니라 세계시장 선도가 가능한 산업으로 판단한 문 회장은 불철주야로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그 결과 세계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국내외 특허 36개 획득) 확보함으로써 ‘볼빅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문 회장은 “수년간 축적된 기술을 강화하고 통합함으로써 혁신적이고도 독창적인 볼빅만의 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제품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회사의 입지를 한층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품질경영을 통한 ‘고급화’전략으로 승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황에서도 볼빅의 성장곡선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50억 원 안팎에 그쳤던 전체 매출은 지난해 230억 원으로 네 배 넘게 급성장했다. 이는 “품질경영을 통한 ‘고급화’전략만이 세계 초일류를 만들 수 있다”는 문 회장의 경영철학이 일궈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문 회장은 우선 ‘국산=저가’라는 인식 바꾸기에 착수, 값싼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프리미엄급 4피스 공을 대표상품으로 내세워 이미지 쇄신에 역량을 집중했다. 최고의 디자이너를 채용해 컬러볼을 제작했고, 포장도 화장품 케이스처럼 최고로 만들었다. 제품을 수출할 때 가격을 철저하게 지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도 철저한 고급화 전략이 밑바탕이 됐다.

“외국에서 바이어가 오면 1년간 한 개를 못 팔더라도 가장 비싸게 팔겠다고 약속하면 물건을 주었습니다. ‘품질로 승부하고 가격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볼빅의 대원칙이었죠. 품질에 자신이 있고 다른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싸게 팔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 회장은 “국산용품이 품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마케팅 부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프로들이 쓰니까 쓴다는 식의 맹목적인 유명 브랜드 선호가 가장 큰 장벽으로 느낀 문 회장은 무엇보다 프로 골퍼들의 사용률 높이기에 골몰했다.

“처음에는 국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선수들이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색깔은 예쁘지만 낯선 브랜드 공으로 과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우리 공으로 성적들을 내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최혜정 선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날 10언더파를 쳐 우승했고 이미나·장정·최운정(첼라 최) 등 부상이나 다른 변수가 없었던 선수는 모두 성적이 올랐습니다.”
문 회장은 현재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 회사의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작년에 이어 올해로 2번째인 ‘볼빅 마케팅 공모전’도 성황리에 마쳤다. 이외에도 전국 골프장의 홀인원 이벤트, 주니어부터 프로와 시니어를 망라한 골프대회 개최 및 선수 후원 등으로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한다

현재 볼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글로벌 경영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한 상태다. 세계시장 진출의 전초기지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 지난해에는 LPGA투어와 마케팅파트너 계약을 체결해 LPGA투어 홈페이지에는 항상 볼빅의 로고가 노출된다. 또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 챔피언십을 비롯해 3개 대회에서 선수의 동반 캐디는 윗옷에 볼빅 로고를 부착한다.
문 회장은 “볼빅은 그동안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하면서 세계 골프시장의 절반인 미국시장에는 전략적으로 호기심만 키워왔다”며 “LPGA투어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업자들이 국내에서 우리 공을 사다가 현지에서 파는 일도 생겼을 만큼 교포들 사이에도 볼빅의 브랜드가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의 연간 골프공시장은 2,000만 더즌(12개들이) 정도인데, 문 회장의 1차 목표는 100만 더즌을 팔아 점유율 5%를 달성하는 것이다.

문 회장은 이를 위해 제품 개발에 대한 기술의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그는 최근 경기도 안성시와 골프공 제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4만여 평 부지에 300억 원을 투입해 연구소와 길이 300m 드라이빙레인지를 갖춘 제2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제2공장은 프리미엄급 골프공 생산과 연구개발의 요람으로 만들 방침이다. 4피스를 넘어 5중 또는 6중 구조의 최고급 볼 개발에 대한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작금의 기업 경영환경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기술력을 쌓고 고객에게 인정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선진국들과도 무한경쟁을 펼쳐야 하고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볼빅은 급속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신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혁신 리더로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