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앞에 눈 가린 일본 … 스스로 일왕 부정하는 ‘꼴’

일본의 ‘중일전쟁’ 도발 2년째인 1938년. 일본은 조선인 강제동원령을 내렸다. 이후 탄광으로, 군수공장으로 70여만 명이 노무자로 끌려갔고, 조선인 노무자는 형식상으로만 정식 직원이었을 뿐, 급여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일본 기업들은 당시의 이런 노동력 착취를 토대로 급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쓰비시와 히타치, 도요타, 닛산 등 유수의 대기업을 포함한 일본 회사들의 강제 동원이 사실로 확인됐고, 우리 정부는 이들을 이른바 ‘전범기업’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나치에 부역했던 유명 패션기업 보스는 강제 노역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죄했다. 이런 독일의 전범기업들은 피해자 5백만 명에게 무려 90조 원을 배상했다. 그러나 유독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아직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사과 요구’ 발언으로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본은 발칵 뒤집혀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 대통령은 사죄하고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의원은 “매우 무례한 발언으로 결단코 용인할 수 없으니 철회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도 이런 후안무치도 없다. 섬나라 일본이 지난세기에 전범국임을 모르는 나라는 없다. 아시아의 나라는 물론이고 미국까지 공격하는 해외 침략전쟁을 일으켜 많은 나라를 고통과 도탄에 빠뜨리면서 인류에 큰 죄를 지었던 게 바로 그 일본이다. 그 대가로 일본은 패전 이래 현재까지 전승국들의 주도에 의해 제정 공포된 ‘평화헌법’의 족쇄 아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정한 사과나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그런 까닭에 한국의 대통령은 ‘일왕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본은 “지난 세기 ‘일왕(천황)’의 이름으로 수행된 해외 침략행위의 책임자로 ‘일왕(천황)’을 거론하면 안 된다”고 방어막을 치고 있다. 해외 침략전쟁 시기는 물론이고 1945년 8월의 패전 때에도 ‘일왕’은 일본의 최고통치자였다. 그리고 지금도 일본의 명목상 최고통치자인 일왕의 과거 위상과 통치행위를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본은 진정 ‘일왕’을 ‘역사의 비겁자’로 만들 것인가. 큰 죄악을 저지르고도 결코 사죄할 줄 모르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작태’로는 세계인들로부터 진정한 존중을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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