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0여 상점, 5,000여 상인을 대표하는 평화시장 상인연합회

60년 전통의 평화시장은 걸어온 역사만큼이나 고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서울 동대문(흥인지문)과 동대문역사박물관(구 서울운동장) 사이 청계천 변 가까이에 형성된 전국 최대 규모의 의류전문 도매상가인 평화시장은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원동력으로 성장하여 대한민국 의류 패션사업을 선도해온 저력 있는 시장이다. 평화시장이 고객 사랑을 가장 소중한 핵심가치로 삼고 시장의 저력을 기반 삼아 새로운 트렌드와 패션 생활문화를 창조하고, 품격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근간은 바로 ‘고객’이지만 또 다른 근간에는 평화시장과 함께 울고 웃으며 평화시장의 가치를 지켜온 ‘상인’들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평화시장 상인연합회(이기영 회장)를 찾아 서울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자리 잡은 평화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평화시장은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피난민들이 청계천 변 판자촌에서 ‘재봉틀’ 한두 대로 옷을 만들어 판매하던 데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청계천 변에서 노점상 형태로 의류를 제조·판매한 상인들의 약 60%가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고, 그 후 1962년에 오늘날 건물과 유사한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으나 인근에는 여전히 판자촌이 남아 있어 여기로부터 유입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가내수공업 형태의 의류제조업이 영세업체들을 지탱시켰다.

평화시장이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자, 인근에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명칭의 상가들, 즉 신평화시장, 청평화시장, 동평화시장, 남평화시장 등이 들어섰고,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의 고층 의류전문상가건물까지 생겨나, 이러한 상가들을 통틀어 동대문상가라고 부르는데, 평화시장은 동대문상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판자촌에서 시작한 평화시장이 모태가 되어 고층 의류전문상가건물을 포함한 동대문상가로의 발전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압축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전통시장의 롤모델을 만들다

60년의 전통과 5,000여 상인들. 바로 평화시장의 자랑이다. 한때는 동양 최대의 의류시장으로 동남아 일대를 지배했고, 이제는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다국적 상인과 교류하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평화시장은 그동안 주변시장과 동대문 상권의 선두주자로서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선진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평화시장은 2,070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영업자 1,800여 명을 포함해 5,300여 명에 이르는 대단위 시장이다. 이러한 평화시장의 상인연합회는 16개 상인 회장과 운영위원, 자문위원 등 80명의 대위원으로 구성된 상인대표로서, 모든 상인들을 대변하는 순수 상인 단체다. 평화시장 상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기영 회장은 “모든 상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회장의 자리가 쉽지 만은 않지만, 모든 경영주 여러분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시장을 만들기를 원한다”며 “앞으로도 전통시장의 원조로서 늘 앞서가는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경영진흥원과 중소기업청, 중구청 및 서울시와 교류하여 정규 상인대학과 단기교육 CEO 교육 아카데미 등을 통해 새로운 경영기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상인대학 졸업생들은 지속적인 정기모임을 가져 시장 발전과 활로 개척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5,000여 상인의 건강을 위해 건강센터와 손잡고 모든 상인들의 건강 검진을 추진하여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상인들이 건강상의 문제로 상가 경영에 문제가 없도록 체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낙후된 백열등 및 구 전기 소래를 모두 LED로 교체하였으며, 전력도 승압하여 만일의 화재 사태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의 지원 사업을 통해 냉난방 시설과 엘리베이터 설치, 건물의 리모델링 등의 사업을 통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신 패션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들을 위한 환경개선과 시장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는 평화시장 상인연합회는 공동체 의식이 무엇인지 모범적인 사례를 몸소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 전통시장의 나아가야 할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었다.

멋진 조화와 화합으로 시장 발전 이루는 상인연합회

평화시장은 의류가 85%, 잡화 기타 15%의 업종으로 새로운 소재, 새로운 패턴, 새로운 상품을 늘 개발하고 창조하는 국내 최대 의류시장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점포수만 2,000개가 넘는 어마어마한 상권이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자신의 상점을 가지고 있는 사장만 2,000여 명이 넘는 다는 말이다. 총 상인 수는 5,000여 명이 넘는다. 이러한 대 인원을 하나로 모으고 뜻을 합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인연합회는 등록된 상점은 물론 등록되지 않은 상점 모두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시청을 비롯한 관공서에서 내려오는 각종 정보들을 제공하고 상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시장의 발전 또한 모색하기 위해서는 회장을 필두로 상인연합회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상인연합회가 제대로 굴러가야 소속 상인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평화시장 상인연합회는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잡음 없이 멋진 화합을 이루고 있었다.

이기영 회장은 8대 회장직을 맡아 오면서 모든 상인들을 대변하는 투철한 사명과 봉사정신으로 평화시장 주식회사와 긴밀한 협조로 시장의 발전을 한층 끌어 올려놓았다. 이 회장은 그 비결에 대해 ‘성실’과 ‘노력’이라 답한다.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도 성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늘 노력하지 않고 자만하게 되면 도태되게 됩니다. 저의 좌우명은 성실과 노력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임원회에서도 늘 이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상인연합회도 사람의 모임이고 더 나아가 상인의 모임이기에 모임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신의’입니다. 믿음 없는 사회는 옳은 일을 할 수 없고 그러한 사회와 조직은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모든 일의 기본 바탕은 믿음과 신의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이기영 회장의 말을 통해 60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동대문 상권 발전의 주축이 되었던 평화시장이 앞으로도 60년, 600년까지 발전하며 전통시장의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평화시장 상인연합회의 노력과 수고가 빛을 발해 평화시장의 발전과 상인들의 이익으로 이어지고, 평화시장이 대한민국 의류시장의 랜드마크로서 우뚝 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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