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대화와 치유, 훈련으로 인간성 회복의 역사를 새로 쓰는 황동한 목사

26년째 청소년 사역에 몸담아온 함께하는 교회는 6년 만에 젊은 성도 700명이 의지하는 젊은 영혼들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상처받은 청년들의 마음을 치유해 사회의 인적 자원으로 환원하는 것을 교회의 사회적 책임으로 삼은 황동한 목사는 ‘사람’을 키우는 목자로 활동하며 인간성 상실 시대에서 상처 입은 영혼을 구하는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첫 걸음은 신학생 시절 주일학교에서 받은 사례비로 ‘청소년의 50가지 고민’을 주제로 전도지를 제작해 창원 시내 학생들에게 배포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보내오는 답장은 황 목사를 진지한 성찰로 인도해 그는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의 진지한 벗이 되고자하는 의지를 깨닫고 소명으로 삼았다. 이것이 발전해 [10대들의 편지]가 되고 오늘날 [십대의 벗]으로 바뀌었다. [십대의 벗]은 방황하는 아이들, 편견 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다양한 이유로 외면당하고 내쳐진 청소년을 가정과 사회로 돌려보내고 상처 치유로 선한 본성을 회복시켜 인적 자원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

“처음부터 악한 아이들은 없다. 가정과 학교에서 내쳐지고 외면당해 상처받거나 남모를 고민에 지친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열게 하면 바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이들의 본성이다”라고 말하는 황 목사는 구체적인 청소년 사역을 결심, 서울에서 상담 관련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사역에 필요한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갖춘 교육 전문 센터를 부산에 설립했다. 대화와 이해를 통해 청소년들이 치유된 후 상태를 유지해가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절실함을 깨닫고 부모 상담 치유학교를 겸해 설립했다. 그러나 청소년과 부모의 노력도 결국 교사의 온전한 치유 없이는 수포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 교사 치유학교도 설립, 현재 17년째 39기를 맞고 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 목회의 멘토

황동한 목사는 “복음은 변질이 없는데 잘못 전달되고 있다”며 교회 성장으로 신도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사람’을 대하고 쏟을 수 있는 관심이 줄기 마련이므로 교인 300명 이내로 간사와 함께 독립시키고, 간사의 교회 복귀는 본인 자유에 맡길 계획이다. 함께하는 교회는 올해 KBS홀에서 제4회 투게더 페스티벌(Together Festival) 행사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청년들의 내적 치료와 젊음을 발산시켜 교육 목적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함께하는 교회가 사업비 3,000만 원을 지원하는 이 행사에 대해 황 목사는 단언했다.

“요즘 교회는 사람을 키우는 대신 대형화에 치중하고 교인들은 대형교회에 숨으려고 하지만 우리의 모멘텀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이 행사는 자아상(self image)을 보고 느껴 감정을 이해, 공감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치유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이 노력하는 자아회복 실제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수백 명을 초대하는 소규모 행사를 비롯해 예수 부활과 의미를 알리는 부활절 달걀 행사도 장기적 안목으로 시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필리핀에 언어 센터를 설립해 [십대의 벗] 4호 선교사를 파견했다. 3년 이상 수련에 언어능력을 필수로 하는 해외 선교를 위한 포석으로, 부산 최초 결혼 예비학교와 재혼학교를 설립하고 이어 대안 학교를 구상 중이다.

설교의 진정성과 나눔과 확인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교회

고려신학대학원 청소년과 교수를 겸임 중인 황 목사는 외부 도움 없이 센터를 운영해나가며 자신도 근검절약을 통해 삶의 모델을 위해 애쓰고 있다. 아파트, 차를 가지고 온 교인들에게 ‘목회를 도와달라’며 돌려보낸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대놓고 야단치고, 심지어 다른 교회를 찾아보라고도 한다. 스스로 누리는 것이 없고 사명감으로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에게 예배는 물질과 상관없이 전국에서 오는 교인들과 함께 울고 웃는 감동의 시간이다”라고 말하는 황 목사는 시대가 바뀌어 가는데 목회는 옛날 그대로라며 원인을 교회 시스템에서 찾았다.

치료 전문가는 많아졌지만 성경을 잘 모르는 상담사가 대부분이고,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겪은 후 인격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상담이 이상적이지만 현재 교회 시스템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황 목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위과정에서 부족한 독서량을 채우고자 도서 구입비용만 1억 정도 지출해 청소년 상담에 필요한 방대한 지식들을 연구해 묵상이 생활화 되어 살아있는 설교를 할 수 있는 지렛대로 삼고 있었다. 설교는 진솔하고 삶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황 목사의 철학이다. 예배 후에 갖는 셀(Cell) 나눔 시간에서는 3가지를 확인한다. 첫째는 설교 후 마음에 와 닿은 것이 무엇인지, 둘째는 적용하고 적응하려 노력했는지, 셋째는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를 확인하며 개인의 회복과 정체성을 통해 말씀으로 치유하는 자발적 영적 회복 시간이다.

사람을 키워 다음 세상을 만들어가는 함께하는 교회

황 목사는 인터뷰, 방송 출연 제의도 거절하고 오직 사람을 키우는 일에만 열중하면서 함께하는 교회가 세상 유혹과 인간적 정체성에 불안해하는 각 개인에게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도록 돕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황 목사는 ‘목회는 목사와 아내, 자녀가 함께 하는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가정처럼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진 셀 편성을 중심으로 목회를 실천한다. 이 교인들을 담당하는 간사를 키워내는 일은 만 3년의 훈련을 통해 곳곳에 숨어 말씀을 실천할 씨앗으로 키우는 교회 성장의 핵심이자 실체다. 이 간사들에게 황 목사는 늘 예배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혹독한 봉사, 내세우지도 보답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봉사하는 자세만을 강조한다. 대형교회는 교육에는 관심이 적고 성장 위주로만 가고 있으며 작은 교회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 교회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향해 울고 있지는 않는지 살피고, 대형교회에 숨어 헌신도 없이 편하게 살려는 성도들에게 물들어 열정을 잃는 목회자들이 하지 않는 일, 즉 바른 성도로서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상처 입은 청소년들과 타성에 물든 성도들을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열정,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성도로 회복시키기 위해 황동한 목사는 오늘도 사회의 소리 없는 목자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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