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명 수용 교도소에 800명 이상 수용, 교도 행정 문제점 드러나

온두라스의 한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감자 중 절반 가까이 사망했다. 불은 3시간 만에 진화됐으나 화재 당시 열쇠를 갖고 있던 교도관의 행방이 묘연해 희생자의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유엔의 한 관계자는 “250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된 교도소에 무려 800명 이상이 수용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번 화재 사건에 조사는 물론 교도 행정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열쇠 없어 진압 늦어져, 화재 원인 두고 의견 분분

온두라스 수도인 테구시갈파의 북서쪽에서 90㎞ 떨어진 코마과야 교도소에서 불이 난 것은 2월14일 오후 11시경. 이 화재로 850명 중 380여 명이 사망했다. 이는 역사상 최악의 교도소 사고였던 1930년 미국 오하이오 교도소에서 일어난 화재 당시 사망자 322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온두라스 소방국에 따르면 화재는 3시간 만에 진화됐다. 그러나 화재 진압 당시 열쇠를 갖고 있던 교도관의 행방이 묘연했던 까닭에 걷잡을 수 없이 희생자가 늘어났다. 소방국 대변인은 “교소도 안으로 진입하지 못해 외부에서 화재를 진압했는데 교도소 내부는 무법천지였다”고 밝혔다.

한편, 교도소측은 화재를 틈타 수감자들이 탈옥을 시도하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사고로 온두라스 교도소의 처참한 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AP통신은 “온두라스 교도소에서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교도행정이 전무한 상태”라고 전했다.
온두라스 전국에 있는 교도소 24곳의 정원은 8,000명이다. 하지만 수용 인원은 이를 훨씬 웃도는 1만 3,000명에 달한다. 누울 공간이 없어서 일부 수감자들은 서서 잠을 잘 정도라는 게 수감자들의 증언. 뿐만 아니라 자금 부족을 이유로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수감자들이 직접 식기를 마련해 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온두라스 교도소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수감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유족들의 분노가 식을 줄 모르자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이 “혼잡한 교도 환경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이 교도소 앞에서 경찰에게 돌을 던지며 항의하고, 교도소 마당에 난입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휴먼라이트 워치의 호세 미구엘 비반코 사무총장은 “이번 비극은 온두라스가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교도 환경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살인이 많이 일어나는 온두라스가 범죄자들의 인권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온두라스는 최근 멕시코가 마약 소탕에 나선 뒤 넘어온 마약 갱단들로 몸살을 앓다. 미국으로 마약을 중개하는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이에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살인 피해자가 82명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중남미 국가들의 재소자 관리가 개선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퍼트 콜빌 대변인은 “온두라스 정부가 비극적인 사건이 재연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또한 “250명을 수용토록 설계된 교도소에 무려 800명 이상이 수용돼 있었다”고 밝히며 화재가 발생하게 된 경위와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하게 된 상황 등에 대한 독립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온두라스 소방국은 전기 합선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지만, 생존자들은 한 수감자가 교도 행정에 불만을 품고 침대에 불을 질렀다고 증언했다. 21일에는 정부 관계자가 1차 보고서를 통해 교도소 화재가 ‘담뱃불에 의한 사고’라고 밝혔다. 폼페요 보닐라 보안장관은 “사람들이 가연성이 강한 매트리스 위에서 담배를 피우다 매트리스에 불이 붙은 후 교도소 전체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동이나 전기 합선은 화재 원인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축구팬들 간 충돌로 70여 명 사망, 리그 중단 

이집트에서 축구계 역사상 최악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2월2일 이집트 프로축구 최대 라이벌인 알 마스리와 알 아흘리전에서 엘 마스리가 3-1으로 승리한 뒤 폭력 난동이 벌어져 최소 73명이 사망했다.
이날 폭력사태는 포트 사이드의 홈팀 알-마스리가 이집트 최정상의 원정팀 알-아흘리에 3대 1로 승리를 거두면서 일어났다. 경기 후 알 아흘리 팬들이 조롱 섞인 표지판을 꺼내들자 이를 보고 흥분한 홈팀 팬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상대 팬들에게 돌을 던지고 각목을 휘두르면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몇몇의 경찰들이 사태진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집트 보건당국은 이 폭력 사태로 최소 73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1,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대부분의 사인은 뇌진탕과 두부와 호흡기 계통의 외상이었다.

사건을 접한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성명을 통해 “상상할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히며 “매우 충격적이고 슬프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즉각 리그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사건 발행 후 2주가 지난 16일 축구협회 안와르 살레 회장은 “이집트 프로축구리그는 무관중 경기로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안전 조사 결과에 달려 있지만, 우선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재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안전이 완벽하게 확보된다면 관중들의 입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1996년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 간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난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져 이것이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고, 결국 3,000여 명의 추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한편, 이집트 현지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이집트 내 정치적인 요소들과 결부돼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팝의 여왕, 천사들의 보디가드를 받다

천상의 목소리로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세기의 디바가 천사들의 곁으로 떠났다.
2월11일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사망했다. 향년 48세.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는데다가 발견 당시 욕조 안에 몸이 잠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익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런가하면 미 연예전문 매체인 ‘TMZ’는 그녀가 신경안정제인 ‘재낙스’를 술과 함께 병째로 복용한 뒤 욕조에 들어갔다가 잠에 빠져 익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휴스턴은 그래미상을 6번이나 수상할 만큼 1980년대와 90년대 최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최고 권위의 팝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서기로 하고 이를 하루 앞둔 날 유명을 달리해 그 안타까움은 더했다.
팝의 여왕이었지만 개인적인 생활에서 휴스턴은 오랫동안 불행의 시간을 보냈다. 불행의 전조는 전 남편인 가수 겸 작곡가 바비 브라운과의 만남이었다.

지난 1989년 ‘소울 트레인 뮤직 어워즈’에서 바비 브라운을 처음 만난 휴스턴은 이후 3년간의 열애 끝에 1992년 결혼했다. 그러나 바비 브라운이 마약과 약물 남용 등의 문제를 일으키면서 휴스턴도 함께 마약과 약물의 길로 빠져들었으며, 2000년에는 하와이 공항에서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기소된 이후 2004년 3월과 2005년 3월 재활센터 신세를 지기도 했다. 휴스턴은 2009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전 남편과 함께 약물을 이용했다”고 인정했다. 약물은 이혼 후에도 계속 돼 지난해 5월에는 재활센터에 세 번째 입소했다.
바비 브라운의 외도와 가정 폭력도 휴스턴을 괴롭혔다. 실제로 그는 2003년 가정 폭력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으며, 이혼 과정 중에도 딸의 양육권을 두고 법적 분쟁이 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는 딸마저 코카인 등 마약에 중독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최근에는 절치부심 순회공연을 갖는 등 재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끝내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한 채 팬들의 가슴속에 남게 됐다.
휴스턴의 장례식은 지난 18일 뉴저지 뉴어크에서 열렸다. 이날 장례식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수많은 팬들이 모여 팝의 여왕을 애도했다.

휴스턴이 어렸을 때 다니던 교회에서 철저한 경계 속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톱스타들도 참석해 그녀의 가는 길을 추모했다. 영화 ‘보디가드’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케빈 코스트너는 추모사에서 영화 촬영 당시 휴스턴의 참신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한때 휘트니의 보디가드였지만 이제는 천사들이 고인의 보디가드가 될 것”이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하며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다. 천국에서 하느님 앞에서 노래할 때도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면서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가수 스티비 원더도 “동시대에 살아 있었다는데 대해 하느님께 감사한다”면서 ‘리본 인 더 스카이’ 등을 불러 추모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잦은 열차 사고 발생

아르헨티나에서 출근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9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2월22일 오전 8시35분경 승객 1,000여 명을 태우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부 온세(Once) 역 터미널에 도착하던 열차가 선로를 이탈, 플랫폼을 들이받았다. 1882년에 건설된 온세 역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의 하나로,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당시 열차에는 승객이 가득 차 있었고, 열차가 플랫폼과 충돌했을 때 엄청난 소리가 났다. 사고 직후 승객들은 열차를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포클랜드 섬 영유권 관련 행사를 취소한 채 관계 부처 각료들을 현장에 보내 사고 수습을 지원하도록 했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열차가 제동장치 이상으로 멈추지 못하고 선로의 충격흡수장치를 들이받으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중심부와 서부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열차가 버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2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사고 이틀 후에도 열차 사고가 발생해 부상자를 냈고, 12월에도 열차끼리 충동해 17명이 부상당하는 등 열차와 관련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한인 일가족 5명 총격 사망

미국 애틀랜타의 한인이 운영하는 대형 사우나에서 한인 일가족 5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미국 애틀랜타 북부 노크로스 시 경찰은 2월21일(현지시간) 밤 이날 저녁 8시30분께 노크로스 ‘뷰포트 하이웨이’ 선상에서 한인 강 모 씨가 운영하는 사우나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강 씨 등 사우나 건물 내에 있던 한인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유력한 용의자는 강 씨의 처남인 박 모 씨. 박 씨는 매형과 누나, 여동생 부부에게 총격을 가한 뒤 자신에게도 총을 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우나 안에 있던 한인 목격자는 “지압을 받고 있던 중 총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사장 가족들이 총에 맞아 숨져 있었다. 사장의 처남은 숨지지는 않았지만 위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입수한 감시카메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박 씨는 8시25분경 사우나 출입문 앞에 있는 계산대에서 강 씨와 언쟁을 벌이다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강 씨는 의자에 앉아 숨진 채 발견됐으며, 박 씨 여동생의 남편은 숨지지 않았으나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과다출혈로 사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박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 1정을 수거했다.
사건 당시 사우나 건물 안에는 종업원과 고객 등 20여 명이 있었으나 박 씨는 가족들에게만 총을 쏴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가족과 용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박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평소 강 씨가 박 씨 등 처가 식구들과 돈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지인들의 말로 미뤄 금전문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사우나는 강 씨가 15년 전 아내 등 처가와 함께 창업한 것으로,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과정에서 강 씨는 가족들과 불화를 겪었으며, 특히 박 씨 가족들에게 폭언을 하는 등 신체적 위협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자세한 인적사항에 대해서 언급을 거부했다. 노크로스 시의 워런 서머스 경찰서장은 “사고 당시 20명이 사우나 안에 있었다”며 “범인이 아시안 남성이란 것만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머스 서장은 용의자가 무차별 난사를 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표적살인을 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애틀랜타는 미국의 광역 대도시로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다음으로 많은 약 10만 명의 한인 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북동부의 노크로스와 도라빌, 덜루스 등에 한인 타운이 집중적으로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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