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의 정규 앨범 출시하며 ‘성인가요계의 여신’ 자리매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수가 되는 꿈을 꾼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수의 꿈을 접는다. 그러나 중견 트로트가수 안다미는 달랐다. 가수가 되기 위해 가수보다도 더 어렵다는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뒤 가요계에 입성한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가수에 대한 그의 집념과 열정은 이제 어느덧 총 8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면서 주현미, 김수희, 장윤정, 문희옥 등과 함께 성인가요계에 ‘여가수 바람몰이’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화려한 가수의 꿈을 이룬 안다미를 ‘여성의 날 특집’으로 집중 소개한다.

가수 되기 위해 연기자 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유명작품 캐스팅 제의도 거절’

트로트가수 안다미는 서울 토박이다. 1968년 서울에서 2남 1녀의 차녀로 태어났다. 이 소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연기를 가르치는 학원은 많았지만, 지금처럼 노래를 가르치는 학원은 없었다. 영특한 이 소녀는 그래서 연기를 하다보면 가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연기학원을 약 두 달 정도 다닌 것 같아요. 그러다 운 좋게도 TV문학관, 장길산 등의 작품을 연출한 KBS 드라마국 장형일 감독님 눈에 띄게 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연예계와 연을 맺은 안다미는 지난 1988년 KBS ‘사랑의 기쁨’이란 작품에서 정애리의 비서역할로 데뷔한 뒤 88올림픽 특집극 ‘'배비장전’에서는 애랑(전세영 역)의 친구 금선역으로 출연하면서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당시 유명한 작품에 연속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는 등 연기를 계속했더라면 스타급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도 그는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노래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삭히지 못해 이듬해 ‘달빛사랑’이란 앨범을 내고 가수로 방향을 틀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부르고 싶었고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연기자에서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게 아니고 원래 목표였던 가수가 되기 위해 연기를 한 거예요. 그 당시 유명한 작품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지만 가수가 되겠다고 출연제의를 거절했습니다. 주위에서는 미쳤다고 했어요.” 안다미는 자신이 선택한 이 길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고 충분히 즐기고 있으니 행복하다는 얘기다. 그는 얼마 전 MBC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시청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가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트로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 정도라는 것이다. 트로트 가수들의 폭넓은 음악성을 보여줌으로써 뽕짝이란 이름으로 폄하돼 온 트로트 및 트로트 가수에 대한 고정관념에 일격을 가했다며 안다미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대표곡 ‘꽃망울’ 이어 ‘또또또’로 인기몰이비음 섞인 콧소리 창법 ‘매력적’

안다미는 89년 ‘달빛사랑’ 앨범 발표이후 올해 발매한 ‘안다미 베스트 컬렉션’까지 정규앨범을 총 8장 냈다. 또 지난해 말에 가수 홍원빈과 함께 트로트 메들리 앨범을 발매해 총9장의 앨범을 낸 셈이다. 이번 베스트 컬렉션 앨범은 그가 기존에 불렀던 곡들 중에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과 그가 좋아하는 곡들로 베스트 앨범을 구성했다.
그가 부른 여러 곡들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은 1집 ‘달빛사랑’과 99년 4집 ‘화살을 쏘고 간 남자’ 등을 꼽을 수 있다. “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직도 불려지는 곡들이에요. 그래도 안다미 하면 아무래도 7집 ‘꽃망울’이 아닐까 싶네요. ‘꽃망울’은 박성훈 선생님이 주신 곡인데 자신을 배신하고 떠나간 사람을 잊지도 못하고 지우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구구절절하게 잘 표현한 곡입니다.” 트로트 선배가수나 방송 관계자들은 안다미의 트로트 창법 가운데 특히 콧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없는 콧소리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편이예요.

이번에 신곡 ‘또또또’를 작곡·작사하신 이익현 선생님과 편곡을 해주신 김정묵 선생님도 저의 비음 섞인 음색이 ‘또또또’라는 곡에 잘 묻어난다고 얘기하시더라구요.” 요즘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공중파의 큰 무대에도 자주 오른다. 특히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는 단골 무대나 다름없다.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을 하게 되면 팬들이 멀리서 힘들게 찾아오셔서 응원도 많이 해줍니다. 한사람의 팬이라도 저를 위해 멀리서 찾아오셔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그런 무대가 저에게는 가장 큰 무대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안다미는 아이돌 출신 가수도 아니고 10대나 20대도 아니지만, 그들 못지않게 팬클럽이 활동하며 그를 응원하고 있다.

현재 다음 포털사이트에는 ‘안다미 공식팬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팬들은 그의 공연이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오는 열혈 팬들이다. “현재 카페를 운영하는 꽃망울님과 송정님, 꽃세미님, 기타 운영진과 저의 열렬한 팬이신 단풍님, 항상 방송이나 행사가 있으면 공연장으로 아름다운 꽃을 보내주시는 하여간님 등을 포함해 팬카페에서 활동하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가요무대 녹화가 있던 날, 생전 처음으로 아이돌이 받는 도시락을 꽃세미님께서 보내주셔서 동료 선배가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기억이 너무 소중합니다.” 

최우수인기 여자가수상 계기로실력파 가수로 우뚝

대한민국에서 여자 트로트 가수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에게는 하나의 자부심입니다. 제가 벌써 데뷔한지가 20년이 넘었어요. 예전에 데뷔 초에는 우리의 한과 정서가 담긴 트로트라는 장르를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고 그랬지만 어느 순간부터 서양의 음악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 트로트라는 장르를 고집하고 맥을 이어간다는 자체가 저한테 또는 선배 트로트 가수들에게 하나의 자부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중 앞에 서야하는 연예인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안다미의 외모를 보고 깍쟁이 또는 까칠할 거란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를 직접 만나고 겪어보면 그의 외모와는 다르게 털털하면서 소박한 느낌을 받는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친숙함이 그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런 대중적 친숙함과 관객 흡입력을 바탕으로 그는 최근 발표한 ‘또또또’란 앨범을 통해 트로트 가수로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또또또’ 역시 사랑 앞에 주체하지 못하는 행복감을 직설화법을 통해 잘 표현한 곡으로, 중간 중간 위트 있는 가사가 섞여있는 아주 쾌활하고 밝은 곡이다. 안다미는  “앞으로 방송 및 라디오에서 또는 행사장 열심히 다니면서 ‘또또또’를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팬 여러분도 ‘또또또’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90년 대종상 시상식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가 많은 기억에 남는다는 안다미는 지난해 제1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에서 최우수인기 여자가수상을 수상하며 뒤늦게 트로트 가수로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자신의 노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는 한 가수는 행복하다. 올 한해 팬들의 사랑을 더욱 받는 실력파 가수 안다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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