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對이란 제재에 대한 보복, 파장 크지 않아

20일 이란은 영국과 프랑스에 대해 석유수출 중단조치를 취했다. 알리레자 이크자드 라흐바 이란 석유국 대변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란산 원유의 영국, 프랑스 수출을 중단한다. 우리는 새 고객을 찾아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유력 외신들은 이란의 조치가 지난 해 7월1일 EU가 對이란 제재를 가한데 따른 대응이며,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은 영국, 프랑스가 이란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이란의 우방인 시리아에게까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란이 석유를 지렛대로 강경입장을 과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 이란 정유시설
실제 이란산 원유가 영국, 프랑스의 총 원유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와 3%에 불과하다. 이란은 또 세계 2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정제시설이 빈약해 생산된 원유 대부분을 수출한다. 이란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350만 배럴이며 이 가운데 25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경제에서 원유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르며 국가예산의 50%를 수출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신들은 이란의 노림수는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영국-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EU회원국들이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크다는데 주목한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원유 수입의 13%를, 그리스는 무려 33%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석유 수출 금지조치를 통해 EU국가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EU집행위원회는 원유가 충분히 비축돼 있어 이란의 조치가 역내회원국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또 하나의 충격파가 미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한편,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위급 대표단이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현재 이란은 자국의 핵시설이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마저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마틴 뎀지 미 합참의장은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이란에 대한 공습결정을 내리기엔 시기상조다"면서 무력행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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