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헌법정신 무시한 오만한 태도" 맹비난

지난 2월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됐습니다. 조 후보자를 추천한 민주통합당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10일까지로 예정됐던 국회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 후보자 선출안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는데, 투표결과 찬성 115명, 반대 129명, 기권 8명으로 최종 부결처리됐습니다.

헌법 재판관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지난 1988년 헌법재판소 창립 이후 처음입니다.
이로써 7개월 동안 이어진 헌법재판관 공백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본희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었던 새누리당은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표결에 맡겼습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경우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이므로 정치관행에 따라 응분의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선출안이 부결되자,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9월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을 처리할 때 조 후보 선출안과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양 대법원장 임명안만 처리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조 후보 선출안을 부결시킨 것은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해에 맞는 후보자만 받아들이겠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국회가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 고유 권한과 책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다만 재판관 공백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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