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값 상승에 소 값 폭락까지... 한우농가가 울부짖고 있다

지난 1월3일 전북 순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해 소 9마리가 굶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한우 값은 대책 없이 폭락하고 있는데 반해 국제 곡물가는 상승하고 있어 소들에게 사료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현상은 결국 소를 굶어죽이는 참극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축산농가에 매서운 칼바람을 불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해 말 한미 FTA를 비준했다. 이로 인해 축산 농가들은 절망에 빠진 것은 물론 앞으로의 대책을 내 놓으라고 아우성을 질렀다. 그러나 정부는 축산 농가들의 목소리에 허울뿐인 대책만을 내 놓고 뒷짐만 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저렴한 수입 쇠고기가 계속해서 수입되고 있으며 국내 소 생산은 늘어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료 값의 상승으로 굶어 죽는 소들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까지 이르렀다. 축산 농가의 마음이 편할 리 난무하다. 이러한 가운데 소 값 폭락과 관련해 축산 농가는 다시 상경 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정부와 농민과의 마찰이 계속해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 값의 끝 없는 추락

2012년 1월 현재 소의 가격은 한우 1마리(600kg 기준)가 430만 원 안팎을 보이고 있다. 1년 전에 530만 원에 나가던 것과 비교하면 100만 원이나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제역 발생 이전의 한우 값과 비교하면 크게는 50% 가까이 떨어진 실정이다. 육우는 말할 것도 없다. 젖소 숫 송아지는 1만 원을 불러도 팔리지 않는 상황. 

안동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 450여만 원이던 600kg 암소의 가격이 5월 420만 원, 6월 370만 원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에 1월3일 가축시장에서는 600kg의 암소가 367만 원에 거래됐다. 구제역 이전의 570만 원에 비해 200여만 원이 떨어진 것이다. 예천군 한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366만 원이던 600kg 수소 산지 평균가격은 지난해 12월에는 320만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송아지의 가격은 더욱 심하다. 지난해 평균 240만 원 하던 송아지 가격이 120여만 원으로 절반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번식우 전문 농가에는 판매가격이 사육원가에도 미치지 못하자 송아지 번식을 줄이는 곳도 많아지고 있으며 아예 문을 닫는 농장도 적지 않다.

번식우 전문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임 씨는 “8~9년 전부터 육종개량으로 최고등급의 한우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번식우도 도태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송아지 한 마리당 어미 소가 임신을 해서 입식할 때까지 수정비, 사료비, 약 값을 합치면 최소한 250만 원이 들기 때문이다. 다른 축산농민 김 씨는 “구제역으로 출하를 못하던 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기양은 많아지고 소비는 크게 줄어 소를 키워도 사료 값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개입해 사육두수를 줄이지 않으면 모든 축산 농가들이 파산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제주도 가축시장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소재 서귀포축협 사축시장에서 열린 올해 첫 가축시장에서는 송아지 44두가 경매에 나왔으며 그 중 37두가 낙찰됐다. 평균 거래가격은 수컷 송아지 6~7개월 된 것이 148만 5,000원. 평균 낙찰 가격이 지난해 1월의 낙찰가 222만 원에 비하면 34%나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4개월령의 한우가 111만 원, 6개월령 한우가 150만 원에 낙찰된 이날의 경매는 생산원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이날 경매에서 4개월령 송아지 한 마리가 최저 입찰가 60만 원에 경매에 붙여졌으며 여기에 1만 원이 붙어 61만 원에 낙찰 됐다. 이 송아지의 주인 오 씨는 “이 정도 송아지를 키우려면 수정비와 관리비, 사료비 등을 모두 합쳐 약 170만 원 가량이 들었다”고 안타까워했으며, 또 다른 축산 농민 이 씨는 “6개월 된 송아지를 150만 원이 사다가 1년 동안 사료 값으로 150만 원을 들여가며 애지중지 키웠는데 단돈 200만 원도 못 받는다”며 “어떻게 소를 키워 먹고 살라는 소리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도내에서는 지난해 약 220만 원 하던 한우 수송아지가 현재 14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암송아지는 지난해 약 200만 원에서 104만 원으로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뚝 떨어졌다. 한우 암송아지 1마리 가격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한 달 남짓의 시간동안 최대 40%나 감소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비육우의 경우도 600kg 생체수소가 지난해 534만 원에서 440만 원으로, 지육 600kg은 지난해 1,490만 원에서 1,229만 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4~5개월령의 암송아지 가격은 지난해 12월1일 117만 3,000원을, 같은 달 9일에는 98만 8,000원을, 1월5일에는 69만 8,000원까지 떨어지는 추락에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유류비 곡물가 인상으로 축산농가 이중고

소 값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류비, 곡물가는 크게 오르고 있어 농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한우에게 먹이는 사료 값은 25kg 한 포를 기준으로 2010년 5월 9,320원 하던 것이 현재 1만 1,570원으로 인상됐다. 20%가량 오른 것이다. 사료원료인 국제 옥수수 가격 등의 곡물가가 같은 기간 내 60%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설립한 농협이 사료를 팔아 매년 수백억 원 대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축산업계는 “축산 농민들에게 사료를 공급하는 농협 자회사인 농협사료는 지난해 1조 2,542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농협사료가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에 의문이 간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 2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사료는 2009년 매출액 1조 1,415억 원에 영업이익으로 235억 원을 달성한바 있다. 순수 이익이 220억 원이었던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축산업계는 농협사료가 2010년 매출액과 순이익으로 각각 1조 616억 원과 276억 원을 올린 점을 감안할 때 매출이 2,000억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 보이는 2011년에는 순수이익도 매출액 증가율과 비슷한 비율로 상승했을 것이라는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사료는 2010년 8월 사료 값을 평균 5.6% 인상했으며, 지난해 3월과 6월에도 각각 9.5%와 7.4% 인상한 바 있다. 사료 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당시 정부는 물가인상을 고려해 기업들에게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었으나 농협사료는 이를 묵과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 되는 대목이다. 축산 농가들은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사료가 축산농의 어려움은 나몰라라하고 사료 값을 올려 이익을 남기고 있다”며 “회사 설립 취지대로 원재료 값이 올라도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이익을 줄이는 게 상식이 아니냐”고 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사료 측은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 거래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올라 사료 값을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만을 내 놓고 있다.
사료의 주 원료인 옥수수의 국제 거래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282달러에서 9월 351달러까지 올랐으나 반면 11월에는 324달러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1,180원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6월에는 1,078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축산 농가들은 농협사료측이 옥수수와 환율이 오를 때는 덩달아 사료 값을 올렸으며, 원재료 값과 환율이 떨어진다 해도 올린 가격을 그대로 받으며 이익을 내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맹비난하고 있다.
반면 농협사료 측은 “최근 사료 값을 5% 이상 인상해야 하는 요인이 발생했지만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또 한 번 사료 값 인상 시기를 저울질 중이라는 입장이다.

치솟는 사료 값으로 굶어죽는 소

치솟는 사료 값으로 축산 농가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소 값이 폭락하고 사료 값이 치솟으면서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만 쌓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식 같이 여기며 애지중지 키우던 소에게 사료를 제대로 먹이지 못해 굶겨 죽이는 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 순창군 인계면 노동리에서 축산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문 씨는 “사료를 못 먹어 굶어 죽은 소 9마리를 인근에 매몰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키우던 소 54마리 가운데 굶어죽은 육우 9마리를 농장 근처에 묻었다는 것이다. 지난 달 말부터 매일 한 두 마리씩 굶어 죽는 소가 늘어나더니 결국 9마리나 되었다는 것이 문 씨의 설명. 그는 “참담한 축산 농가 현실을 알리기 위해 죽은 소를 농장에 그대로 방치해 오다가 이 날 한꺼번에 매몰했다”고 밝히며 “지난해 말 초순에도 3~4마리가 사료를 먹지 못해 굶어 죽었었다”는 말도 덧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소 값은 폭락한 반면 사료 값이 17% 이상 상승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리당 4kg을 공급해야 하던 사료의 양을 1kg으로 줄인 상태였으며, 더욱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해 10월부터는 사료가 없어 물만 소들에게 공급했던 것으로 전북도는 추정했다. 

40여년 소를 키워온 문 씨는 한때 150마리가 넘는 소를 사육했다. 그러나 축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서 최근 빚이 1억 5,000만 원으로 불어날 만큼 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그는 “지금까지 논 팔고, 보험 해약하고, 빚을 내서 사료를 줬는데 이제는 돈이 없어 포기하고 싶다”며 “군청에서 사료를 대준다고 하지만 도와준 뒤 사료가 떨어지면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할 것이냐. 40년 넘게 소를 키웠는데 150마리에서 40마리밖에 안 남았다. 앞으로 소를 책임질 수 없으니 답답하고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료 값 폭등으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사료를 먹지 못해 굶어죽은 소들의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동물사랑실천협회에는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앞서 소 9마리가 굶어 죽었던 농가에서 추가적으로 죽은 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하고 있는 농가의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지난 5일부터 농가의 모습을 담고 있었으며 굶어 죽는 소들, 배가 고파서 힘이 없는 소들, 흙을 파먹고 있는 소들의 모습 등을 담고 있어서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이 영상을 공개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축산업자가 소 값 폭락과 사료 값 인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며 “정부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기르던 소들을 집단으로 굶겨 죽이고 있다. 이러한 학대행위를 정부가 적극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아무런 병도 없는 한우를 40만 마리나 집단 살처분 하겠다는 도태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치기도 했다. 협회는 “현행 동물보호법에 규정된 대로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피학대 동물들의 격리조치'를 당장 시행하라”고 촉구하라는 입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치솟는 사료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축산농민들은 소 사육을 포기하는 실정에도 이렀다.  가격폭락으로 사료비를 염려한 경주지역의 한 축산 농가에서는 어미 소 8마리와 송아지 4마리를 정상 금액의 3분의 1인 850만 원에 출하하는가 하면 출하를 앞둔 소에게 사료를 주지 않아 폐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축산영농 후계자인 기 씨는 “한창 소가 많을 때는 500여 마리를 사육했으나 현재는 사료 값 인상과 소 값 하락 등으로 송아지를 입식하지 않고 있다”면서 “농장을 담보로 빌린 축사 증축비용의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우가격 폭락에 항의 촉구시위 열려

지난달 5일 한우가격 폭락에 항의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대책마련, 암소 30만 두 즉각 수매 등을 촉구하는 축산농민들의 시위가 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오전 11시께 경기지역 한우농가 농민 1천여 명이 안성IC와 곤지암IC, 김포IC,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한미 FTA 폐기와 한우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시간 여 동안의 결의대회를 가진 후 청와대로 상경해 한우 반납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10개 기동중대 800명의 병력을 투입한 경찰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해산했다.

곤지암 IC 인근 경안천변 주차장에서는 추운날씨에 소들을 태우고 광구, 양평, 이천지역에서 몰려온 농민 300여 명이 청와대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경찰에게 제지당해 실랑이를 벌였으며, 안성 IC앞 삼거리에서는 평택, 안성 용인지역 농민 300여 명이 모여 있었으나 청와대 행을 저지당했다. 이들은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18개월 된 암소와 60개월 된 육견을 차량에서 내렸다. ‘소 값이 개 값이 됐다’는 피켓을 목에 건 소와 개를 앞세운 이들은 시위를 이어갔으며, 경찰이 차량 운행을 봉쇄하자 인간띠를 형성해서 왕복 8차선 도로로 이동해 경찰과 고성을 주고받고 약간의 몸싸움을 벌이는 등의 실랑이가 계속됐다.

집회에 참가 한 정 씨는 “25㎏ 1포대 6,000원~7,000원 하던 사료 값이 1만 2,000원까지 올랐는데, 30개월 된 암소가격은 300만 원에서 180만 원까지 폭락했다”며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임관빈 전국한우협회 서울인천경기도지회장은 “번식장려금과 축사건립 보조금을 지원하며 한우 농가를 늘려놓은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한·미 FTA를 통과시켜 결과적으로 농민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며 “어떻게 키워야 체계적이고 경쟁력 있는지 청와대가 직접 보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때 농민 30여 명은 차도로 이동해 거리행진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그로 인해 일대 교통이 30여 분간 혼잡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북부 축산농가 농민 120여 명은 청와대 상경길이 막히자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청와대 한우 반납운동’을 위한 집회를 대신했다. 축산 농민들은 ‘청와대에 위탁사육, 경제적으로 키워봐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한우 농가를 살려내라”며 강력히 항의고,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해 한우 30만 마리 수매와 더불어 도태 유도 장려금 확대, 사료자금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김포지역 100명의 농민은 집회 후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이동해 정부대책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막힌 고속도로 위와 북부청사 앞 등 예정치 않았던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갔으며 오후 2시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자진 해산했다.

전남도청 앞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국 한우협회 광주·전남 시도지회 소속 축산농민 100여 명은 같은 날 오후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한미 FTA 비준으로 빚어진 축산업의 최대 위기, 소 값 폭락과 관련해 축산 농가를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였으며, 이들은 “한미 FTA 때문에 축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목소리를 한데 모았다. “최근 소 값 폭락은 FTA로 인한 암울한 전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한 이들은 “소 값 폭락과 사료 값 폭등으로 농가는 물론 소들도 죽어가고 있다”며 FTA 비준 폐기와 소 값 인상, 사료 값 안정화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축산 농민들은 소 값 폭락에 항의하는 뜻으로 소 1~2마리를 전남도청 청사 앞 잔디 광장에 풀어놔 특이한 관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농식품부, 동물보호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계속되는 소의 아사사태에 대해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가 동물보호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축산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2일 농식품부로부터 소 아사 관련, 동물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행정처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동물에 대한 위해방지 조치의 이행여부 불이행 때 ‘동물보호법 제 20조(출입·검사 등) 및 동법 시행규칙 제 24조(시정명령)’에 의거하여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삼고 있다. 또한 정부는 순창 소 아사 사건을 계기로 축산농가 실태 조사에 나서기보다 미봉책에 불과한 한우(육우) 수급조절을 위한 저능력 암소 자율도태 장려금(정부지원 30만~50만 원)을 지원한다는 발표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축산농민들은 소를 아사시킨 근본적인 원인은 소 값 폭락과 사료 값 폭등인데 이 책임을 축산농민에게 떠넘기는 처사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반박하고 있으며, 과태로 부과를 전제로 소 아사 사건 조사를 지시하는 것은 축산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전북도는 순창군 소재 소 사육농가에서 소 값 하락 및 사료 값 상승에 따라 소 13마리를 굶겨 죽이고 농장에 방치한 농장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행정처분을 하도록 해당 군에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소를 아사시킨 순창의 축산농가 문 씨는 “오죽했으면 자식 같은 소를 굶겨 죽였겠느냐”며 “지금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나와 같은 농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정부가 한심스럽다”고 말했으며, 통합진보당 순창 출신 오은미 도의원은 “오히려 정부가 참고 있는 축산농가의 울분에 불을 지르고 있는 형국이다”며 “민심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데 되레 폭발을 유도하고 책임을 축산농가에 전가시키는 정부는 정부이기를 포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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