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mir)는 용(龍)의 순수 한국어이다. 작가는 매년 그 해에 해당하는 동물을 소재로 12지 작업을 하고 있다. 2012년은 용의 해이다. 북주(北洲)는 작품의 제목을 행복을 주는 용이라는 의미로 ‘Happy mir’ 로 붙이고 있다.

‘전통 용의 도식화 된 형태’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단순화된 재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 이번 작품들의 특징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 뿔은 사슴과 같고 머리는 낙타, 눈은 토끼, 목은 뱀, 배는 이무기, 비늘은 물고기, 발톱은 매, 발바닥은 호랑이, 소의 귀 ” 를 가지고 있으며 천부경의 글자 수와 같은 81개의 비늘이 있다. 중국의 황제는 5개의 발가락을 가진 오조룡을 황제의 상징으로 쓰면서, 조선의 왕은 그 보다 적은 4개의 발가락을 그리게 하였다. 이제 한국이 세계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북주는 용의 발가락을 5개로 의인화하여 그리고 있다.

북주는 인간의 모습으로 의인화한 용을 그리기에, 사람처럼 발가락이 5개인 오조룡을 그린다. 용은 동이족의 나라였던 은주시대(殷周時代)부터 다루어지고 있다. 인간과 국가를 보호하고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 왔었기에 왕의 얼굴과 의자 옷을 용안(龍顔), 용상(龍床), 용포(龍袍)라고 하며 왕을 용에 비유하였다. 사주학에서는 진유합(辰酉合)이라 하여 용과 닭을 궁합이 맞는 동물로 보고 있으므로 작가는 용과 봉황을 함께 그리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대문 앞에 용과 호랑이를 같이 붙였다. 용이 다섯 가지 복을 지키고(龍護五福) 호랑이가 수재.화재.풍재를 몰아낸다( 虎逐三災) 는 뜻의 세속적인 뜻을  품고 대문에 붙이던 그림이다.《역경 易經》에서는,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雲從龍風從虎).”라고 했다.

장승요는 금릉의 안락사 벽에 네 마리의 용을 그렸는데,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다. “왜 눈동자를 그리지 않습니까” 물으면 “눈동자를 그리면 올라가 버려...” 했다. 장승요가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으니까, 곧바로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더니, 용이 벽을 나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이 일화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북주(北洲)는 자신의 그림을 소장한 사람들이 그림의 기운(氣

運)으로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작품 소장자들은 대다수가 그림 속에서 호랑이가 걸어 나오는 등의 그림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한다. 인도 히말라야에서의 수년간 명상과 그림에 행복과 웃음을 싣겠다는 작가의 의지 때문인 것 같다. 북주는 고려불화의 비단 북채(北彩)기법을 세계 최초로 한지에 적용하여 ‘한지 북채(北彩)풍’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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