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의 몸짓
끊임없는 고뇌와 노력으로 일궈낸 진정한 예술세계

소리없는 움직임. 내재된 감정을 소리없이 전달하는 아름다운 몸짓. 한마디 말없이 모든 것이 전달되는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무용의 세계. 시와 음악이 시간 속에 존재하고 회화와 조각 그리고 건축이 공간 속에 존재하는데 비해 무용은 시간과 공간 속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의 몸짓으로 아름다운 진주를 표현하는 대표적 인물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진주 ‘김경숙 무용단’ 김경숙 단장이 바로 그 화제의 인물이다.

무용으로 진주를 표현한 대표 인물
무용 작품을 통해 예술가의 정신이 객석으로 전달될 때 우리는 위대한 안무가, 예술가의 탄생을 발견하게 된다. 안무가는 무용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이것이 무용 창작에서의 작가의 정신이고 이 정신은 무용만이 지니는 특수한 창작 과정인 신체에 의한 무대화 작업을 통해 나타나게 된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진주에서 태어난 김경숙 단장.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있는 그녀는 태어나고 자란 진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진주 8경을 소재로 한 ‘이야기’, 남강을 주재로 한 ‘소리샘, 물의소리’, 비봉산을 소재로 한 ‘봉황의 비상’ 그리고 통속민요인 진주난봉가를 소재로 한 ‘하늘에 핀 꽃’ 등 여러작품을 발표하며 대외적으로 진주를 표현하는 대표적 인물로 알려져 왔다. 진주검무, 영남류 한량무, 산조춤 등 전통춤과 창작춤으로 많은 해외 공연을 한 그녀는 외국인들의 호응을 통해 우리 것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과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진주시립무용단 시절 진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했던 그녀는 현재 자신의 무용단인 ‘김경숙 무용단’을 통해 하나 하나씩 꿈의 보자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무용=삶 자체’라고 이야기 하는 김경숙 단장. “이렇게 힘든 일을 누가 시킨다면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에게 인정받고자 함이 아니라 그저 무용 자체를 즐기고 표현하는 것 뿐이다. 아름다운 진주의 숨겨진 역사를 찾고 그것을 춤으로 표현해 나가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확고한 소신을 피력하는 김 단장에게서 무용에 대한 열정과 애절함이 묻어 나왔다.


후진양성 위한 꾸준한 노력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모든 장르를 두루 섭렵하며 창작무용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는 김경숙 단장. 누구의 권유가 아닌 스스로 무용이 좋아 무작정 시작한 예술인의 길. 교육자 집안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코 무용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그녀. 선천적으로 타고난 무용에 대한 재능은 물론 주위의 어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또한 무용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애착 때문이 아닐까.
어릴때 항상 보아 온 남강을 비롯한 진주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선명하다는 그녀는 오늘도 진주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신체의 다양한 본능을 이끌어 내고 내재된 호흡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모든 장르를 포괄한 다양한 표현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는 그녀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소질을 곁에서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식하고 꾸준한 후진양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오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그녀는 현재 김경숙 무용단 부설 ‘미리내 무용학원’을 운영하며 미래의 무용수 양성을 위해 엄격한 교육소신을 펼쳐나가고 있다. ‘예술인에 앞서 참다운 인간이 되자. 예술의 승화는 곧 노력이다’는 교육소신으로 제자들을 지도함에 있어 한치의 오차도 용납치 않는 그녀. 1981년 개원 이후 지역민들에게 꾸준한 인지도를 쌓아가며 대표적인 무용학원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유능한 무용수들이 대부분 서울로 많이 진출함으로서 또 다시 인재를 키워야 하는 시간적 공백과 아쉬움이 무엇보다 크다고 한다.
“표현하고 싶을 때 표현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와 실력있는 무용수 부족, 여러 가지 여건이 부족하여 제대로 표현 할 수 없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유능한 제자들이 서울로 많이 떠나다 보니 고향을 위한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지 못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유능한 무용수들이 지역에 남아 꾸준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 및 시설이 갖추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내 이웃과 함께한 행복한 예술세계
단순한 몸짓이 아닌 춤을 통해 내재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김경숙 단장. 모든 예술활동이 상품화되기 보다 예술 그 자체로 남을 때가 가장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그녀. 경연보다 공연을 추구하는 그녀는 전국무용제에 출전 해 보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많은 권유를 단번에 거절한다. “이제는 경연을 통해 나를 평가 받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테스트나 실험적이라는 용어에서 자유롭고 한치의 목적과 수단으로서의 얽매임이 없이 오로지 춤의 본질과 관객과의 교감에 창작의 최고가치를 두고 싶다. 매 공연마다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창작의 춤세계는 탈고될 수 없는 오직 퇴고만이 존재하는 영원한 구도의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다”는 그녀의 한마디에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사실 공연 이후 결과에 대한 평가는 누구나 쉽게 할 수가 있겠지만 막상 공연을 준비하는 힘든 과정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최고의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준비과정을 이해하는 것 또한 진정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어떤 도움보다 많은 관람과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가 최고의 힘이 된다고 하는 김경숙 단장. 현재 무용단 관리를 도맡아 해주고 있는 남편과 항상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단원들에게 진정한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진주시립전통예술단 안무자로서 공적인 활동과 동시에 걸스카웃 경남연맹 진주지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결식아동 및 독거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남 몰래 행함은 물론 전공을 살린 공연을 통해 내 이웃에게 진정한 행복과 즐거움을 전하는 아름다운 봉사를 전하고 있다.
언젠가는 자신의 춤이 진주지역을 너머 한국춤의 레퍼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김경숙 단장. 사람들은 이제 ‘김경숙’하면 ‘아~이번에는 과연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김경숙 단장의 뜨거운 열정만큼이나 훌륭한 공연을 계속 기대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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