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69호] 좌의정 육두성은 선조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재빨리 몸을 사렸다.“황공하옵니다. 그를 벌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옵니다.”“장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문을 통하여 통제사를 철저히 분해해야 한다. 그의 죄상을 남김없이 찾아내어 국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벌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좌의정 육두성은 선조의 핏발선 눈빛에 소름이 오싹 끼쳐왔다. 왕이 얼마나 통제사 이순신을 증오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그러기 위해서 이옵니다. 병조판서가 장계의 뒤를 추적하고 있사옵니다. 만일 그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면 내용이 밝혀지게 될
[시사매거진] 수년 전부터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등의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기존 통신이나 방송사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었다.여기에 코로나19는 급격한 비대면 사회를 불러왔고, 이에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디즈니+’는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가입자 5,500만 명을 넘어섰고, HBO가 지난 5월 새롭게 출범시킨 ‘HBO MAX’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하기 시작했다.그러나 명실상부 글로벌 OTT 스트리밍 서비스의 맹주 넷플릭스는 2020년
[시사매거진] 파운드케이크는 응용하기 쉬우면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홈베이킹 메뉴로 인기가 많다.파운드케이크 68가지 레시피를 담은 책 '365일 파운드케이크'를 소개한다.책은 구움 과자의 성수기라 불리는 가을, 겨울뿐만 아니라 1년 내내 파운드케이크를 즐길 수 있도록 계절별로 다양한 레시피를 수록했다.은은한 단맛과 가벼운 식감, 질리지 않는 맛을 추구하는 과자 연구가인 저자는 집에서도 프로 못지않은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책에 담았다.저자는 기본 재료와 기본 도구 그리고 네 가지 기본 반죽에 대해 자세
[시사매거진] 중세, 르네상스, 근대를 거쳐 현재까지. 예술가들에게 종교는 작품의 좋은 소재였고, 성경은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었다.탄생의 환희(아기 예수의 탄생)부터 무릎에 숨을 거둔 아들을 안은 성모 마리아의 비탄(피에타)까지 성경 속, 모든 기록은 예술이 되고 작품이 되어 왔다.세기의 천재로 불리는 예술가들은 성경 내용을 충실히 따르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의 해석을 섞어가며 직접적으로 와닿는 강렬한 한순간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글자로 쓰인 성경보다 명화가 더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책 '그림 속 성
[시사매거진]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나만의 공간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인테리어는 개성과 취향대로 꾸미는 ‘퍼스널 아이덴티티’로써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집을 꾸미는 다양한 소품 중에서도 ‘포스터’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나 좋아하는 그림을 걸고 싶은데 팔지 않아 구하기 어렵거나 혹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매 권마다 포스터 작품 10점으로 채워진 직관적인 제목의 'THE POST
[시사매거진] 출간 전부터 네이버 메인의 '과학판' 수요 연재가 확정되고,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 출판 콘텐츠 과학 부문에 선정되는 등 화제가 된 웹툰이 책으로 출판되었다.사전예약판매 기간 동안 과학 분야 1위를 차지한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이하 까해만)'는 어렵고 복잡한 해부학 지식을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며, 어려운 해부학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책은 11개의 인체 계통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골격과 근육을 중심으로 인체의 구조를 풀어낸다.'까해만'에서 설명하는 근골격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가 스스로 해부학을
[시사매거진] 일반적으로 '왕비'라고 하면 부와 권력이 보장된 내명부의 수장으로써, 고고하고 명예로운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그러나 이런 이미지와는 달리, 왕비의 인생은 화려하다기보다는 살얼음판 같았다. 왕비는 세자 출산 여부에 따라 운명이 달라졌으며, 가문과 왕실의 권력 사이에 휩쓸리면서 정치적 갈등을 감당해야 했다.책 ‘왕비로 산다는 것’은 왕비의 삶이 고달팠던 이유에 대해,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정통성 있는 장자가 아닌 이가 왕이 되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왕비가 되는 가장 일반적
[시사매거진]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집콕' 취미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홈베이킹은 꾸준히 인기 있는 취미 생활이다.시중에는 가정용 오븐, 1회 분량의 베이킹세트 등의 다양한 홈베이킹 용품이 등장했고, 이제 집에 직접 만들 수 있는 빵 종류는 무척 다양해졌다.그중에서도 대중적인 식빵은 자극적이지 않고 쉽게 질리지 않아, 홈베이킹 메뉴로 제격이다.따끈 따근한 식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요리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그러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식빵은 의외로
[시사매거진]주부들의 도전기 『책과 바람나다』가 출간됐다. 독서회 모임에서 철학 스터디 모임, 나아가 협동조합 카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도서로, 그들의 열정과 내면의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타인과 함께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하는 독자들이라면 주목해 볼만하다. 공동체의 지향점을 개척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도움이 될 것이다.책은 30세에서 50세 사이의 주부들의 독서 모임인 광진정보도서관 도서회2반의 이야기를 담았다. 무려 7년 동안 꾸준히 독서모임을 지속하던 그녀들은 이후 ‘철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9년째 되던 해
[시사매거진] 우리는 종종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는 말로 조롱, 폄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가 머리 나쁜 동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 새는 영리하고 지혜로우며, 때론 영악하다 못해 교활하기까지 한 동물이다.조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까마귀는 인간이 만든 ‘신호 체계’를 이해한다고 한다. 실제로 녀석은 딱딱하기로 유명한 가래나무 열매를 교통 신호 체계와 달리는 자동차 바퀴를 이용해 깨뜨린다. 빨간 불이 들어올 때를 맞춰 자동차 바퀴가 지나갈 만한 곳에 열매를 두고,
[시사매거진] 새로운 신조어로 ‘쓸쓸비용’, ‘나심비’ 등의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쓸쓸비용은 외롭고 쓸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사용하는 지출, 그리고 나심비는 실제 제품의 품질·서비스·가격과는 상관없이 내가 이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만족감을 일컫는 단어다.이런 신조어들의 탄생은 감정적 소비가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감정적 소비는 특성상 충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불필요한 지출인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계획에 없던 지출은 저축에 큰 걸림돌이 된다.디즈니 곰돌이 푸 꿀단지 가계부는 이런 소비 형태에 주목하고,
[시사매거진] 1997년 설립 당시, 넷플릭스는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 주는 회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현재는 한국을 포함해 190여 개국 전 세계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연간 수조 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된다흥미로운 사실은 코닥이나 노키아, 블록버스터처럼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산업 생태계가 변할 때 도태되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소용돌이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왔다는 것이다.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포스트 잡스’로 불리는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로, 그들
[시사매거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림은 그저 작품의 색상과 구도, 주제 등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감상할 때보다 작가와 작품 탄생배경 등을 이해했을 때 보다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신작 '내 손 안의 작은 미술관'은 독자에게 사전 지식을 전달해, 그림 속에서 작가와 작가가 살던 시대의 서사까지도 읽어내는 ‘발견’과 ‘감동’을 경험하도록 도와준다.책은 인상파 화가 25인의 생애와 그들의 명화와 그림의 이론까지 한 권에 모두 담았다. 마치 미술관을 직접 찾아 작품 앞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직접 듣는 것처럼,
[시사매거진]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각종 전시 및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다.이제 SNS는 전시회와 같은 예술 사업에서 관람객을 동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이 되었다. SNS에서 정보 공유를 하여 관람객들을 끌어모으고, 관람객들이 그 정보를 다시 공유하는 ‘공유의 선순환’을 만드는 방법은 공유를 유도하는 장치를 설정하는 것이다.일본에 있는 '모리미술관'은 관람객이 아무도 없는 미술관에 인스타그래머들이 모여 전시 풍경을 자유롭게 촬영하는 #empty 이벤트와 자연스러운 사진 포스팅 분위기의 조성을 그 유도 장치로 사용하였다
[시사매거진]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고용시장에 커다란 불안을 가져왔다. 이런 때 전문 기술은 자신만의 든든한 무기가 되어준다.81.1%의 압도적인 취업률을 자랑하는 한국폴리텍대학을 졸업해,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24인의 이야기가 담긴 신작이 출판됐다.한국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으로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압도적인 취업률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국민 일자리 대학이다.희망이 보이지 않는 역경 속에서 막막했던 24인은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기술을 익혀 자격증을 취득한다. 책에는 전문 기술인으로 거
[시사매거진]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집콕' 취미생활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집콕' 취미 생활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심신의 안정은 물론, 미적 감각을 키우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는 컬러링북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그칠 줄 모르는 컬러링북의 인기에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볼펜, 사인펜을 활용하거나 수채화 물감이나 파스텔 등 전용 미술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로 색을 칠하며 컬러링북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최근 화재를 끌고 있는 컬러링 북은 '스티커'를 활용해, 나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코폴
[시사매거진] 여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의 매체와 비평가들에게 큰 찬사를 받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가 있다. 저자는 동시에 헌신적인 독자층을 구축한 몇 안 되는 독보적인 그래픽 노블 작가이며,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이런 그녀는 똑똑하고 재능 있으며, 이만하면 모든 걸 '다 갖춘' 듯 보인다.그러나 이렇게 똑똑하고 재능 있는 그녀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충분히 똑똑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한 가지가 있었다.그것은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그녀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거침없고 솔직하게
[시사매거진]인문 여행서 『방구석 인문학 여행』이 출간됐다. 인류 문화를 연구해온 저자가 전국의 여행지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인문학 지식을 전하는 도서로,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과 함께 인문학적 지식으로 채우길 바라는 독자들이라면 주목해 볼 만하다.책은 여행이란 단순히 놀러 가는 행위가 아닌 자신을 바꿔 가는 고품격 문화생활이자 평생교육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에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나아가 인문학적 고찰과 여행지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까지 들려주며 독자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을 선사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시사매거진] 누구나 한 번쯤 욱하는 마음에 저질렀던 행동과 돌이킬 수 없는 말 때문에 후회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신경과학자 '질 볼트 테일러'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감정의 생화학적 수명은 감정이 처음 촉발된 시점부터 따졌을 때 약 90초 정도라고 한다. 이때 감정의 강도와 주관적인 경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감정의 수명이 90초 이상 지속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사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순간일 뿐이며, 설령 그것이 아무리 강력한 감정이라 할지라도 결국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그럼에도 우리
[시사매거진] 현재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금융자본의 과도한 지배, 정보기술의 부작용, 일자리 문제와 불평등한 부와 소득의 분배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더불어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를 예측 불가능한 공황 상태로 몰아가며 현재의 금융 시스템과 정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상생을 위한 ‘변화’를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2010년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이자 하버드대학교 정치학 교수 '마이클 샌델'은 각각의 공동체가 연대적인 도덕 의무를 바탕으로 옳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