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패공주는 눈치가 매우 빨랐다.“여자로군요....음......설마 장예지? 예지낭자를 만났어요?”김충선은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맞아요. 하지만 기다리겠노라고 약속했는데...어디론가 사라졌어요. 혹시 봤소?”일패공주는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설마 했거늘...당신들이 지금 만나고 있다는 거예요?”김충선은 무엇이라 확실하게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한 번도 그녀의 마음을 확인해 본적은 없지 않았던가.“그게......저......”“난 본래 솔직한 걸 좋아해요. 서로의 진심을 감추고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혐
[시사매거진287호] “누구도 일본의 내륙으로 역습을 가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었다. 그걸 충선은 성공리에 완수했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꿈도 꿔보지 못하는 일을 그는 해낸다. 내가 추구하는 나라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강력한 상상을 해야 한다. 감히 생각지 못한 발상을 해야 한다! 난 충선의 의견을 존중한다.”김충선이 손짓에 따라 머리를 맞댈 정도로 모두가 가깝게 모였다. 밀담을 나누기 위해서였다.“보름 후, 일본천황이 조선의 왕 앞에서 항복문서에 서명을 하기 직전에 거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 천황의 항복은 새 왕조에서 하게
[시사매거진286호] 김충선은 왕의 의중을 읽었다. 만일 선조의 아집이 걷잡을 수 없었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왕은 그래도 현명했다. 광해군과의 날카로운 대립을 고려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장계의 출현과 통제사 이순신에 대한 민심이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김충선이 지적했던, 바로 후금(後金)을 꿈꾸는 건주여진(建州女眞) 오랑캐의 약진이었다. 임진년에 족장 누르하치는 조선에 대하여 파병(派兵)을 제의하여 함께 왜적을 물리치고자 권유했었지만 조선은 오랑캐와 손을 잡을 수 없다며 거절했었다. 5년여가
[시사매거진285호] 제 32장 마지막 승부이순신의 실종된 장계.그것이 조선의 명운(命運)을 갈랐다.광해군은 비운의 왕세자 이지만 반전을 노리고 있다.중증을 앓고 있는 그가 가엾다.익호장군 김덕령을 가슴에 품고 있는 그의 눈물이,나의 마음을 움직인다.조선의 왕은, 왕 답지 못한 왕은 그래도마지막 선택이 다행인가? 불행인가?(사야가 김충선의 난중일기(亂中日記) 1597년 3월28일 무오 )그 날, 광해군은 실토했다.“이순신의 장계를 내가 숨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난 부왕이 저지르려고 하는 만행의 증좌로 그것을 보관하고 있었노라.”
[시사매거진283호] 이놈은 보통 닳아빠진 작자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왕에게 달려드는 것에 신기하게 여겨졌다. 참으로 괴이한 일본놈, 아니 조선놈이었다.“김충선이라고 했던가? 충성 충(忠)에 착할 선(善)! 과인이 하사한 이름이었다고?”김충선은 엎드렸다.“조선을 향해서 착하고 충성스럽게 살아가라고, 바로 상감마마께서 작명하신 이름이옵니다. 이 김충선이 오로지 상감과 조선을 위해 간절히 원하옵니다. 통제사 이순신을 용서해 주시옵소서!”조선의 편협하고 약삭빠른 왕 선조는 단호했다.“그건 과인의
[시사매거진281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나서자 부하들이 전원 놀라며 만류했다.“영주님, 왜 이러십니까? 위험합니다.”“조선군의 전력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사옵니다. 아직은 시기가 아니옵니다. 히데요시가 저질러 놓은 사고를 어째서 우리가 수습하는 겁니까?”“즉시 나를 따르는 영주들과 참모들을 비상소집 시키고 군대의 동원령을 발동하라! 난 천황의 구원을 위해 먼저 출동한다.”그는 막후 장수들의 고집을 꺾고 구원병의 선두를 자청했다. 미치야쓰와 우키다의 각 1천 명씩 2천의 병사를 손수 이끌었다. 히데요시 역시 광분하여 5천의 병력을
[시사매거진2810호] 환갑을 목전에 두고 있는 노장군의 어투에는 따끔한 채찍질이 담겨 있었다. 이 전쟁은 조선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명나라 군사일 뿐이었다. 이항복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임진원년과 다음 해 금수강산이 왜적의 침략으로 농락당하고 있을 때 조선의 수군만이 희망이었소이다. 그들의 연전연승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바다로부터 대륙으로 잇는 왜적의 식량과 병사들의 보급을 차단시키지 못했다면 과연 강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었겠소이까?”맞는 말이었다. 이순신이 보여줬던 화려한 바다의 승리가 없었다면 이미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진도군의회가 여객선 시계 제한을 현행 1km에서 500m로 완화하는 관련 규정 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13일 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중교통법 개정으로 여객선도 대중교통에 포함되었지만 취약한 기반시설, 기상 영향으로 인한 잦은 결항 등으로 섬 주민들의 불편과 생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군의회의 주장이다.따라서 여객선 시계 제한을 1km에서 500m로 완화해 섬 주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장하고 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도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
[시사매거진279호] 제 28장 안국동 풍운이순신은 군사들을 육지로 투입시키고 판옥선과 수송선을 정박시킨 후 수군 정예병을 승선시킨 판옥선 10척만을 운항하여 해안을 따라 이동 항해를 시작 했다. 반나절 쯤 동남풍을 타고 순항하던 중 갑자기 정대수가 소리쳤다.“적의 함선입니다!”왜적의 함대였다. 조선으로 향하는 대량의 보급선과 그 수송을 호위하기 위한 일본의 안택선을 바다 위에서 만난 것이다. 그들은 일본의 영해이기에 위험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전 함대 돌격 진형으로!”이순신의 명령과 동시에 수신호와 깃발신호가 동시에 판
[시사매거진278호] 그러나 1592년 임진, 1593년 계사년은 물론이고 그 뒤의 갑오, 을미년에 이르기까지 김충선은 수하 항왜병들을 각 조선의 군영으로 파견하여 조총의 제조와 기술 등을 전수(傳授)했었다. 당시의 활약상이 무군사(撫軍司 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그러했습니까? 너무 유념(留念)마소서. 의당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광해군은 언제 그러했냐는 듯이 경계의 빛을 거두고 이제는 오랜만에 해후한 혈육처럼 챙겼다.“게다가 익호장군의 친구라니 이렇게 기쁠 수가 있는가? 마치 그가 살아 돌아 와서 내 앞에 있는 거 같구나. 오
[시사매거진276호] 이순신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꿈치고는 섬뜩한 흉몽이라 생각했다. 작두위의 낮선 얼굴은 자기였다. “해괴한 꿈이로다.”냉기가 엄습하는 수옥의 바닥으로 인해서 몸을 뒤척일 때 밖으로부터 조총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미명(未明)의 감옥 내부는 아직 잔잔한 어둠이었으나 총성으로 깨어졌다. 매우 촉박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났다.“장군!”황망히 이순신을 부르는 소리가 있었다. 군관으로 자신을 지켜주던 전 종사관 정경달이었다. 이어서 장남인 이회와 차남 이울이 뛰어 들어왔다. 그들의 얼굴은 흥분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진도군 보건소가 세한대학교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 향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최근 진도군 보건소에서 세한대학교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MOU)을 통해 양 기관은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 했다.이번 협약은 건강생활실천과 만성질환 예방, 정신건강·치매예방관리 등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증진 사업을 세한대학교와 함께 협력해서 추진한다.특히 통합사례 자문과 치매파트너쉽 지도자 양성, 건강실태조사 등 군민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해 공동으로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순천시(시장 허석)는 지난 7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제2기 순천시 여성친화시민참여단 발대식’을 개최했다.지난 3~4월 공개모집으로 시민참여단이 된 순천시민 45명은 여성친화도시와 관련된 시민 의견 수렴, 모니터링 활동, 지역 내 정책개선 건의와 여성친화도시 조성 관련 사업 발굴 및 홍보대사 역할 등을 2년 동안 수행하게 된다.이날 발대식은 1기 시민참여단에 대한 감사패 수여, 2기 시민참여단 위촉장 수여, 축사, 2기 시민참여단의 다짐 선언문 낭독,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허석 순천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사매거진275호] “그런 소식은 들었소이다. 조선이 언제까지 그들 명나라의 눈치를 보고, 허락을 구해야 하는지 참으로 못마땅하오!”이항복은 호흡을 가다듬었다.“곽 장군의 말씀에 동감이외다. 그러나 사대(事大)의 힘이 조선 구석구석 미치고 있으니 정녕 안타까울 뿐이요. 하여간 그 일로 인하여 상감의 의중에 변화가 생기셨을 수가 있소이다.”사야가 김충선이 날카롭게 따져 물었다.“세자 저하를 폐위라도 시킨다는 겁니까?”누구도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하는 소리를 그가 꺼내었다. 하지만 그걸 누구도 나무라지는 못한다. 그들 역시 짐작하고 있
[시사매거진/광주전남] 김경호 광양시 부시장이 지난 27일 현장에서 답을 찾는 공감·소통행정인 ‘4월 중 현장행정의 날’을 가졌다.이날 김 부시장은 국공립 전환 어린이집과 섬진강 재해복구사업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소리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작년 12월 민간에서 국공립으로 전환된 어린이집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광양시 어린이집 연합회 국공립 분과 임원진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김 부시장은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광양의 기조에 맞게 보육 정책에 시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전국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 보육재단
[시사매거진/광주전남] 보성군 벌교읍행정복지센터는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결혼이주여성 생일상 챙겨주기’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벌교읍희망드림협의체(선남규, 조효익 위원장)는 16일 관내 거주 저소득 및 취약계층 결혼이주여성 생일을 맞아 미역국과 케이크 등 생일음식을 전달 타국 땅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선남규 벌교읍장은 “코로나로 고향 방문이 힘든 시기에 타국 땅에서 생일을 맞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래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격려했다.조대웅 기자 sisa0082@naver.com새시대
[시사매거진274호] ‘내가 그런 무서운 자를 만났었다.’눈앞이 캄캄하였다. 침을 질질 흘리고 바닥을 기어 다니는 평생 불구자의 몰골이 된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 사내가 은근히 던져오던 유혹의 말투는 평범하지 않았다.“선전관이라면 그래도 나라의 정세는 어느 정도 판단할 터이니 말해주리다. 만일 통제사 이순신장군이 이번 오명을 뒤집어쓰고 병신년의 김덕령장군 꼴이 된다면 이 나라 남해 바다는 희망이 없는 것이요. 그리되면 호남은 꼼짝없이 정복당하게 되고, 호남이 끝장나면 경상 충청에 이어 조선도 자연 멸망하게 되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대비해 올해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전라남도교육청은 2021학년 1학기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수강신청 마감 결과 지난해 20강좌에서 36강좌로 크게 늘었다고 25일(목) 밝혔다.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이처럼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에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은 것은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원하는 과목을 개설했다는 점이 주요했다. 고급 화학, 고급 지구과학, 고급 생명과학 등과 같은 심화과목과 교육학, 철학, 심리학, 여행지리,
조영은 차츰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었다.“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를 이리 대하다니! 크게 후회할 것이다.”국청에서 오리발을 내밀던 선전관 조영이었다. 순순히 입을 벌릴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제는 처음의 두려움도 약간 가신 듯 목소리에 힘까지 실었다.“통제사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의금부로 가자! 거기서 사내답게 털어놓자!”어디선가 불쑥 손이 튀어 나왔다. 갓을 통째로 찌그러뜨리며 조영의 상투를 움켜쥐었다. 결박당해 있는 조영이 할 수 있는 반항이라고는 소리를 내는 것뿐이었다. “이...노...컥!”화끈한 통증이 목 부위에서 시작되었다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여수시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 개인사업자,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방세입 지원제도를 마련해 적극 지원에 나선다.시에 따르면 신고 납부 세목인 취득세, 지방소득세, 주민세 사업소분은 신고납부기한 3일 전까지 ‘기한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정기분 세목인 재산세, 자동차세는 납기가 개시되기 전에는 ‘고지유예’를 신청할 수 있고, 납세자가 고지 또는 독촉을 받은 후에는 ‘징수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기한연장’, ‘고지유예’, ‘징수유예’ 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하고, 그 사유가